정치 국회·정당

논의도 없이… 與 '가상자산 과세' 밀어붙인다

김형구 기자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과세 추가유예 없다"
2단계법 연내 입법 명분 차원
투자자·업계 "제도 미비"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를 밀어붙일 조짐이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응능부담의 원칙을 근거로 내세웠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법적 기반 미비 상황에서 과세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 유예 연장에 대한 논의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세는 소득세법상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된다. 집권여당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위한 추가 논의를 진행하지 않으면 사실상 22% 세율의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 추가 연장 논의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로 이미 세 차례나 과세를 유예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응능부담의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과세를 더 유예하면, 조세 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다. 정부도 최근 공개한 세제개편안에 가상자산 과세 유예 추가 연장에 대한 내용은 별도로 담지 않았다. 당정의 이같은 입장에도 법적 요건 미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 법안은 디지털자산의 발행·유통·공시 등 시장 전반을 규율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법안만 현재 10건가량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와 1300만명에 달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제도적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특정 투자 수단에 과세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반발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는 중장기적으로 불가피하겠으나, 현재 과세안에는 허점이 너무 많다"며 "특히 손익 통산이 되지 않는 문제가 커 저항이 심하다. DeFi(탈 중앙화된 금융)를 활용해 사실상 과세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과세는 국내 거래소에서 원화로 매매하는 사람들만 과도한 세금을 내게 하는 결과를 초래해, 자산의 해외거래소 이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상자산 과세 형평성 문제도 재부각되고 있다. 국내 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 소득 과세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현재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소득 과세를 추진하고 있어, 투자 수단 별 과세 형평성 시비가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결국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 관련 논의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키는 어렵다.

이러한 불만과 우려에 민주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연내 처리 목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 기본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업계와 투자자들이 갈망하는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은 물론 과세 명분도 확보하겠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주주 지분율 제한 조항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 컨소시엄(은행 지분 50%+1주)으로 제한하는 내용 포함 여부에 여야정 입장이 분분하다.

[email protected]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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