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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사업재편 1호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5년간 가격 제한·공급 유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석유화학 사업재편 1호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국내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의 경쟁이 약화될 수 있다고 판단, 가격·공급을 제한하는 등 시정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20일 롯데케미칼·롯데대산석화와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의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가격 제한, 공급 유지, 정보교환 금지, 임직원 겸임 제한 등의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 결합은 HD현대케미칼이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방식이다. 결합이 완료되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HD현대케미칼 지분을 50%씩 보유해 공동 지배한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으로 경쟁사업자 수가 줄어드는 점을 주요 경쟁제한 요인으로 판단했다. 결합 전에는 한화솔루션·LG화학·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등 4개 사업자가 경쟁했지만 결합 후 3개사로 축소된다. 생산능력 기준 시장점유율은 3사가 50대 25대 25를 형성하고, 판매량 기준 3사의 합산 점유율이 75%를 초과하게 된다.

특히 LDPE와 EVA는 범용제품으로 제품간 동질성이 높은 데다 사업자들이 경쟁사의 생산능력과 국제가격 등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사업자 수 감소가 가격 협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쟁 압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고려됐다. 이번 결합은 국내 LDPE·EVA 시장의 기존 사업자(롯데케미칼)와 신규 진입자(HD현대케미칼)이 합쳐지는 구조다. HD현대케미칼이 그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며 경쟁 압력을 높여왔다는 공정위의 진단이다.

이에 공정위는 향후 5년간 LDPE·EVA의 국내 가격 변동률을 수출가격 변동률과 연동해 제한키로 했다. 기업결합 당시 생산하던 모든 LDPE·EVA 그레이드에 대해서는 국내 수요자가 요청한 물량을 공급하도록 했다. 양사 또는 계열사를 통한 가격·수량·원가·재고량 등 경쟁민감정보 공유도 금지했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HD현대케미칼이 가장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해온 사업자여서 경쟁 소실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더욱 우려됐다"면서도 "기업결합을 불허할 정도의 경쟁제한성은 아니고, 행태적 조치를 통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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