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오세훈 서울시장, "대출 문턱 부터 낮춰야"..주거사다리 복구 강조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디딤돌대출 기준 9억·한도 6억 상향 요구
미리내집 규제 완화·HUG 보증심사 단축도 촉구

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디딤돌대출의 주택가격 기준을 9억원으로, 대출한도를 6억원으로 각각 끌어올리라는 요구했다. 용산공원 일부에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정부 구상 대신 지금 당장 손댈 수 있는 대출 문턱부터 낮추라는 주문이다. 오시장은 "청년의 절박함을 부동산 정책 실패의 방패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정부 구상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가 검토 중인 용산공원 내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반박했다. 그는 "정부는 청년을 위해 용산공원 일부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며 이미 훼손된 부지만 활용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그곳은 '훼손된 부지'가 아니라 '공원 예정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군기지 반환 후 전체를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통해 국민과 한 약속"이라고 적었다. 착공 시점도 공급 규모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언제 착공할지, 몇 가구를 공급할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용산공원에 청년의 미래가 달린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대출 규제 완화 요구는 전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이미 전달됐다는 것이 오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청년들에게 시급한 것은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계획이 아니라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디딤돌대출의 현행 요건인 주택가격 기준 6억원, 대출한도 4억원을 각각 9억원과 6억원으로 손질하자는 안을 내놨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에 대해서도 아파트를 대상에 포함하고 한도를 6억원 수준까지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에 걸린 물량 제한을 풀어달라고 했다. 오 시장은 "현행 규정상 기존 장기전세주택 물량의 50% 이내에서만 공급할 수 있다"며 서울시가 물량을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법령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준공하고도 보증보험 문제로 입주가 막히는 청년안심주택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심사와 리츠 설립 승인 절차를 서둘러 달라고도 요구했다.

양측의 견해차는 전날 회동에서 드러났다. 김 장관은 20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오 시장과 1시간가량 만난 뒤 취재진에게 용산공원 일부를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구용 주택으로 쓰는 방안을 놓고 "오 시장은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나는 찬성"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원 전체를 개발한다는 것은 오해라며 장교숙소 등 이미 훼손된 구역에 한정해 제한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공원 본체 대신 캠프킴 등 주변 부지를 쓰자는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다음주 다시 만나 서울 도심 공급 현안을 조율하기로 했다.

정부는 앞서 용산공원 예정지 안에 있는 용산어린이정원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방안을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고, 오 시장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을지국무회의에서 반대 의사를 직접 전달한 바 있다. 이튿날인 19일 국회에서 열린 8·13 부동산 대책 관련 토론회에서는 계획된 정비사업만 정상 궤도에 올라도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이 가능하다며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청년 주거 문제 해결에 '한 방'은 없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공급만이 답"이라며 "허황된 계획부터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대출 규제를 현실화하고 전월세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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