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4자회담 뒤 유엔사 해체·DMZ 관할권 대두..통일부 "쟁점 아냐" 회피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유엔사 창설 75주년 기념행사에서 답사하고 있다. 뉴시스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유엔사 창설 75주년 기념행사에서 답사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한반도 정전체제 종식 추진으로 유엔군사령부의 해체와 함께 비무장지대(DMZ) 관할권 이양 문제가 본격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사안을 두고 통일부 안팎의 시각이 다시 엇갈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한국, 미국, 중국, 북한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을 통해 73년간 유지된 정전체제의 종식과 함께 평화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라고 참모진들에게 지시했다.

23일 외교가 관계자는 "오는 11월중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 평화체제가 달성될 경우, 정전체제의 핵심 축인 주한 유엔사 해체와 DMZ의 관할권의 한국 이양에 대한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4자 회담을 추진중인 통일부는 유엔사 해체 논의를 꺼리고 있다. 대신 북핵 고도화 중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주파 성향의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유엔사 해체가 논의중인 것으로 알지만 (4자 회담의) 쟁점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현재 DMZ의 관할권은 한국 정부가 아닌 정전협정 관리 주체인 유엔사에 있다. 유엔군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중이다. 사실상 DMZ 관리를 주한미군이 하고 있는 셈이다.

평화협정을 통해 휴전선이 정식 국경선으로 인정되면, DMZ 남쪽 구역의 관할권은 1차적으로 한국군으로 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유엔사의 허가를 받아야만 했던 DMZ 내 민간인 출입, 남북 도로·철도 연결, 평화관광 등의 전권이 한국 정부로 완전히 넘어올 수 있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평화협정 초기 단계에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남북 공동 군사위원회'나 '제3의 국제 평화유지기구를 만들어 DMZ를 과도기적으로 공동 관리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가 관계자는 "정전협정의 서명 주체가 미국, 북한, 중국 3자였음을 들어, 한국을 배제한 새로운 관리 체계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4자 평화협정 협상 테이블에서 어떻게 외교적으로 합의하느냐에 달렸다"고 봤다.

유엔사의 해체를 두고선 그동안 진영간의 충돌도 이어졌다. 진보진영에선 유엔사에 대해 유엔 예산이나 지휘를 받지 않고 오직 미군의 명령을 따르는 조직이라고 지적해왔다. 지난 1950년 창설 당시 유엔 안보리가 미 주도의 통합군을 승인했을 뿐, 유엔 직속 군대를 승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보수 진영과 미 군사 전문가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엔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설립된 합법적 보조기관이며, 유사시 별도의 유엔 결의 없이도 다국적 전력제공국의 병력을 즉각 한반도에 투입할 수 있는 '핵심 안보 자산'이라는 입장이 상반돼 왔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짜유엔사해체를위한국제캠페인'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9·19 남북군사합의 선제적 복원·실행과 유엔사 관리권 전면 이양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짜유엔사해체를위한국제캠페인'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9·19 남북군사합의 선제적 복원·실행과 유엔사 관리권 전면 이양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유엔군사령부 #한반도 정전체제 #4자 평화체제 #비무장지대 #이재명 대통령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