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에 '871억 청구서’… 보광역 분담비용 누가 내나
동빙고역 대신 보광역 변경 추진
구, 한남3·4·5 조합원 대상 설문
비용배분·역사위치 등 추가 조사
구역별 이해득실 갈려 의견 분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신분당선 '보광역(신한남역·가칭)' 신설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남뉴타운 재개발 조합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약 87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는 최근 한남2·3·4·5구역 재개발 조합에 보광역 신설 비용을 안내했다. 한 달여 전 비용 부담에 대한 의견을 물은 데 이어 구체적인 금액을 전달하며 조합별 의견수렴을 요청한 것이다.
신분당선 서울 연장 사업(신사∼용산) 구간 시행자인 새서울철도 추산에 따르면 기존 계획이었던 '동빙고역' 신설 사업비는 982억원이다. 이를 보광역으로 변경할 경우 사업비는 1853억원으로 871억원 늘어난다. 새서울철도는 동빙고역 사업비를 그대로 보광역 신설에 사용하고 추가되는 비용은 한남뉴타운 조합이 부담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다만 이는 지난 6월 기준으로 공사비·조사설계비·부대비용 등을 더해 추산한 것으로 향후 사업 실행 시 변경될 수 있다.
한남3·4·5구역이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3구역과 5구역 간에는 의견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역사 위치가 3구역과 4구역이 맞닿은 곳으로 계획됐지만 5구역이 4구역과 5구역 사이로 제안하고 있어서다.
3구역은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추가사업비 부담에 동의하는지 △구역별 비용 배분은 용산구청 용역 결과를 기초로 구청과 협의해 결정하는 데 동의하는지 등을 묻고 있다. 반면 5구역은 '역사 위치를 우리 구역 인근으로 이전하는 경우 관련 부지 및 공사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동의하는가'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앞서 2구역과 5구역 일각에서는 무빙워크 등을 설치해 단지와 가까운 곳에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5구역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단순 출구가 아닌 역사 위치 자체를 조정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는 것이다. 2구역은 아직 의견수렴 절차에 돌입하지 않았지만 5구역이 제안한 위치에 역사가 세워지면 단지가 역에서 더욱 멀어진다는 점에서 5구역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역 위치와 무관하게 가장 고민이 깊은 곳은 4구역이라는 시각도 있다. 4구역은 초역세권 단지를 예약한 셈이지만 지하 승강장이 4구역을 관통하는 만큼 소음과 진동 피해, 토목공사 일정 조율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구역은 설문조사에 보광역 신설에 따른 피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그럼에도 보광역 신설에 동의하는지'를 묻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함께 보완공사에 필요한 추가비용을 산출해 새서울철도 측과 피해보상에 관한 협의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남뉴타운 재개발은 한강변이자 전통 부촌인 한남동에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가 들어선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지만 대중교통 접근성이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 보광역이 신설될 경우 전 구역이 역세권 단지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으며 강남까지 10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구역별 최종 분담비용은 역사 위치가 확정된 후 용산구청의 용역 결과와 구역별 협상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대형 교통 호재지만 각 구역의 이해득실이 갈리는 만큼 매끄러운 협상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구역의 공사를 맡은 시공사들도 협의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구, 연결통로 및 환기구 배치 등에 따라 단지 가치와 설계안 전반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남2구역은 대우건설, 한남3구역은 현대건설, 한남4구역은 삼성물산, 한남5구역은 DL이앤씨가 시공한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