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10년 뒤 분양" 속여 회원모집…우회영업 시 징역 2년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회원·투자자 명목 우회모집 금지 위반 시 최대 징역 2년·벌금형 구리 성원상떼빌 등 전국 피해 반복 소급 미적용 기존피해 구제는 '과제'

민간임대주택 시행사의 우회모집 피해자. AI 생성 이미지
민간임대주택 시행사의 우회모집 피해자. AI 생성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민간임대주택 임차인을 회원·투자자 명목으로 모집해 돈을 받는 '우회 영업'을 하면 최대 징역 2년에 처해진다. 사업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원부터 모집해 계약금을 받아 챙기는 피해가 반복되자 국회가 처벌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다만 새 법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이미 계약금을 낸 기존 피해자는 별도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살고 내 집 마련"…반복된 '회원가입계약' 피해
24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원안 가결됐다. 개정안은 법에서 허용하지 않은 방법으로 민간임대주택의 임차인 또는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을 모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적용 대상을 '예비임차인·투자자·회원·발기인 등 명칭과 관계없이 장래 민간임대주택의 임차인으로 선정되려는 자'로 규정하면서 계약 명칭을 '회원가입'이나 '투자'로 바꿔 규제를 피해가는 영업을 차단했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별도 30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 법안은 공포 절차를 거쳐 시행되며, 실제 현장 적용은 내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법 개정 배경에는 전국에서 반복된 민간임대주택 관련 분쟁이 있다. 경기 구리시 '구리 인창 더하나 성원상떼빌'이 대표 사례다. 10년 장기임대 후 우선 분양전환을 받을 수 있다며 가입자를 모집했지만, 실제 계약 형태는 일반 임대차가 아닌 '회원가입계약'이었다. 해당 사업지는 다른 지역주택조합 사업지로 관리되고 있었고 사업계획승인이나 건축허가 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50명, 피해액은 1인당 6000만원씩 총 30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시행사 대표에 사기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6000만원 이미 냈는데…기존 피해자는 구제 '사각지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3~2025년 6월 접수된 민간임대주택 관련 상담은 총 190건으로, 2023년 46건에서 2024년 85건으로 늘었고 2025년 상반기에만 59건이 접수됐다. 전년 동기 대비 40.5%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이미 피해를 입은 계약자들이다. 새 처벌 규정은 법 시행 전 모집행위에 소급 적용되지 않아, 2024년 전후 계약자들은 계약해제 및 계약금 반환소송, 사기 혐의 고소 등 민·형사 절차를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일부 피해자들이 '건축심의 미통과 시 계약금 전액 환급' 확약서를 근거로 반환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도 있지만, 시행사에 강제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으면 승소해도 실제 회수는 어려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이 신규 피해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존 피해자를 위한 별도의 회수·지원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신규 피해를 막을 근거는 마련됐지만 이미 계약금을 낸 피해자를 위한 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사업 초기 단계에서 받는 계약금이나 가입비를 별도 계좌에 예치하도록 하고, 사업이 무산될 경우 피해자가 신속히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반환 절차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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