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FDI 기업이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80% 차지.. "현지 기업 역량 강화 서둘러야"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베트남은 외국인직접투자(FDI) 자본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현지 기업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베트남 정부 제공
베트남은 외국인직접투자(FDI) 자본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현지 기업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베트남 정부 제공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의 수출액이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수준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현지 기업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베트남의 누적 수출액은 3195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FDI 부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2558억9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80.1%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베트남 현지 기업의 수출액은 636억4000만 달러로 19.9%에 그쳐 대비를 이뤘다. 무역수지 역시 FDI 부문이 약 80억 달러의 흑자를 낸 반면 베트남 현지 기업 부문은 28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세계은행(WB)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베트남 기업의 비율은 2009년 35%에서 2023년 18%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부품 협력사를 선정하는 기준을 고도화함에 따라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글로벌 대기업들의 주요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자리 잡는 데는 성공했으나 기여도 측면에서 베트남 기업의 실질적인 지분은 여전히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에 진입하려면 안정적인 품질 관리, 납기 준수, 원자재 수급, 생산 데이터 관리는 물론 원산지 추적, 탄소 배출량, 환경 기준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약 1만 개의 현지 기업을 FDI 기업의 가치사슬 및 공급망에 참여시키고, 이 중 500~1000개사를 1차 협력사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아울러 주요 산업의 평균 국산화율을 45~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의 FDI 유치 기조 역시 단순히 공장을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R&D 투자 및 기술 이전, 현지 부품 수급, 클러스터 형성을 통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투자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업 연결을 넘어 베트남 기업의 생산 관리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품질·데이터 관리, 안정적인 생산 및 납품 능력 등에서의 한계로 많은 현지 기업이 글로벌 기업의 평가 기준을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최근 지원 방식은 전문가를 생산 현장에 직접 투입해 취약점을 개별 개선하는 실무형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과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공동 추진하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생산 기반과 잠재력을 갖춘 베트남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공정 개선을 지원한다. 삼성은 박닌성과도 협약을 맺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기업 혁신, 기술 개발 컨설팅, 스마트공장 구축, 고급 인력 양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호찌민시가 추진하는 'VSM 70' 프로그램은 90일 동안 현지 70개 기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전자·메카트로닉스, 식품·음료, 기계·지원산업, 섬유·신발, 플라스틱·화학·포장 등 5대 우선 육성 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에 기술 구매를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취약점을 파악한 뒤 전문인력이 기업별 맞춤형 개선 로드맵을 수립하고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공급망 핵심기업과 FDI 기업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현지 협력사를 추천할 수 있어 베트남 기업 지원을 실제 공급망 수요와 보다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email protected]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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