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법인 보유 고가주택 사적유용 세무조사…탈루액 1.9조원
[파이낸셜뉴스] #. 주식회사 A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원에 200억원대의 고가주택을 법인명의로 취득했다. 이후 수년에 걸쳐 100억원대의 호화 증축・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면서 법인자금을 사용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근에 300억원대 다른 주택을 보유한 법인 A의 사주와 사주 자녀들은 법인이 취득한 고가주택을 사적으로 유용해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고가의 법인주택 전수에 대한 실태확인 결과 전체 2639채 중 임대 법인의 임대용 1157채와 직원 기숙사 등 업무용 385채를 제외한 1097채를 사주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전수점검 결과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이른바 황제사택을 제공한 법인들 중 기업전반의 세금 탈루혐의가 중대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대상자들은 총 50개 업체로 사적사용 유형별로 △사주일가 거주형」(28개) △부동산 투기형(5개) △별장형(17개)으로 구분된다. 전체 탈루혐의 금액은 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사주일가 거주형은 A와 같이 사업과 무관하게 고가의 주택 등을 취득해 사주일가가 거주할 수 있도록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한 법인들이다. 한 조사대상은 법인은 40억원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하이엔드 빌라를 전입신고도 하지 않고 사주 전용의 황제사택으로 사용하게 했다. 아울러 해외 유학 중인 사주 자녀를 위해 고급 레지던스 임차비용 대납과 체류비 지원을 위해 사주 배우자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법인 자금 약 30억원을 유출했다.
부동산 투기형은 사주일가가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다주택 중과・대출 제한 등 정부정책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이 지배하는 법인을 이용한 사례다. 한 조사대상 법인의 사주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재건축 예정인 아파트를 관리처분계획인가 직전 취득해 1세대 2주택자가 되자 기존에 보유하던 약 40억원의 고가주택을 일시적 2주택 기간 내 조사대상 법인에 양도했다. 이를 통해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누리면서 해당 주택에 무상으로 계속 거주했다. 재건축에 따른 이익은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별장형은 직원복지를 핑계로 고급 콘도와 별장을 취득해 회장님 전용으로 사용한 법인들이다. 한 조사대상 법인은 계열사를 이용해 100억원대 초호화 별장을 은밀히 취득하고 출입도 철저히 차단한 채 사주일가 전용으로 사용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가 회사의 공적 영역과 사주의 사익 추구 경계가 모호한 기업들이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일시보관, 계좌조회, 디지털 포렌식 등 모든 가용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유출된 법인자금의 경우 사주일가의 재산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금출처도 꼼꼼히 살펴볼 계획이다.
향후 국세청은 국내 황제사택 외에도 회장 유학자녀에 대한 해외 사택 무상제공이나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검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해 사적으로 이익을 취한 사주 등에 대해서는 그 귀속을 명확히 밝혀 해당 이익에 대해 과세하고 조세포탈,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 행위가 적발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반드시 처벌받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전수검증 대상 중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법인들에 대해서도 탈루혐의를 분석 중에 있고, 이들 중 탈루혐의가 중대한 법인들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