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연속 '어닝서프'에도 주가는 빠졌다…삼전닉스 떨게 한 엔비디아 [증시는 왜]
최근 4개 분기 연속 호실적에도 '셀온'…높아진 시장 눈높이
총이익률·AI 투자·베라 루빈 관건…삼전닉스 메모리 수요도 영향
[파이낸셜뉴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만으로는 엔비디아 주가 상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인공지능(AI) 투자와 차세대 제품 전망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국내 메모리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급락 후 낙폭 줄인 삼전닉스…엔비디아 실적 앞두고 '출렁'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2027회계연도 2·4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91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1% 증가할 전망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2.08달러로 98.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두 배 가까운 성장에 맞춰진 셈이다.
문제는 호실적만으로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AI 붐이 본격화한 2023년 이후 꾸준히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최근 4개 분기에는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셀온'이 나타났다. 직전 분기에도 매출과 EPS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130% 증가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이 같은 경계감은 국내 증시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각각 8.70%, 3.41% 급락한 데 이어 전날에도 장 초반 4%, 6% 안팎까지 떨어졌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만회했지만 장중 변동성은 컸다.
증권가는 이번 엔비디아 실적에서 매출이나 순이익 자체보다 수익성과 향후 AI 투자 전망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전망한다. 엔비디아의 직전 분기 미국 회계기준(GAAP) 총이익률은 74.9%였다. 이번 분기 총이익률 전망치는 74.4~75.4%다. HBM과 서버용 D램 등 메모리와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엔비디아는 2027년 초 출하되는 AI 서버 가격을 15% 이상 인상하기로 고객사에 통보했다.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셀온이 나타났다"며 "이번 실적에서는 좋은 실적 자체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루빈에 메모리 얼마나 넣나…삼전닉스도 촉각
엔비디아는 올해 하반기부터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의 초기 양산과 출하를 시작했다. 시장은 제품 공급이 계획대로 늘어날지와 2027년 이후에도 AI 설비투자(CAPEX)가 확대될지를 주시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데이터센터가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핵심 점검 대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중요한 문제다. AI 서버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이 늘어날수록 HBM과 서버용 D램 수요도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베라 루빈 생산이 지연되거나 제품에 들어가는 메모리 양이 예상보다 줄어들면 국내 메모리 수요 전망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AI 투자가 계속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AI 기업들이 쏟아붓는 막대한 투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두고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순환금융에 대한 의구심 역시 해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기존 대형 AI 기업을 넘어 새로운 GPU 수요처를 얼마나 확보할지도 중요하다.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려운 오픈웨이트 진영이 범용성이 높은 엔비디아 GPU와 쿠다(CUDA) 생태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과적으로 엔비디아 제품을 계속 사용하게 만드는 '록인(Lock-in)' 효과가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웨이트 시장 확대가 코어위브 등 AI 클라우드 업체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이들의 GPU 구매가 늘어날지도 관전 포인트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오픈웨이트 생태계와 그 시너지 효과에 대한 언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