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서울성모병원 '양자의료' 신기원 도전
양자컴퓨팅 기반 심혈관 질환 정밀 진단 기술 개발 착수
140조 심혈관 시장 정조준… 양자컴으로 '피 흐름' 계산
[파이낸셜뉴스] 국내 산학연 공동연구팀이 꿈의 기술로 불리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심혈관 질환을 정밀하게 진단하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다가오는 140조원 규모의 글로벌 심혈관 의료기술 시장을 선점하고 정밀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중대한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25일 서울시립대학교는 서울성모병원,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 플로우닉스와 구성한 공동연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6년도 양자컴퓨팅 기반 양자이득 도전연구사업 신규과제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과제에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2년 6개월간 총 25억원의 국책 연구비가 투입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혈관 내 피의 흐름인 혈류역학을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컴퓨터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혈관이 얼마나 좁아졌는지는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혈류의 속도나 압력, 혈관벽이 받는 마찰력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전산유체역학 분석이 시도돼 왔으나, 연산이 너무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여러 상태를 동시에 표현하는 양자컴퓨터의 중첩 원리를 활용해 이 병목현상을 해결할 계획이다. 방대한 경우의 수를 한 번에 탐색해 기존 고전 컴퓨터 대비 정밀도를 95퍼센트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연구는 전체 인구의 2~3%가 앓고 있는 가장 흔한 부정맥인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적용한 뒤 다른 심장질환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임상에 안착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세계 심혈관 의료기술 시장은 오는 2032년 약 140조원, 97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양자 기반 의료 기술 확보가 곧 미래 산업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3개 기관은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한다. 연구책임자인 윤종찬 교수가 이끄는 서울성모병원은 환자 임상 데이터 확보와 4차원 유동 자기공명영상을 통한 최종 결과 검증을 총괄한다. 안도열 명예석좌교수가 이끄는 서울시립대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오류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하이브리드 양자 알고리즘 개발을 전담하며, 하호진 대표의 플로우닉스는 자체 개발한 혈류 분석 자동화 플랫폼을 통해 도출된 양자 연산 결과의 정확도를 검증한다.
연구팀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 무대에서 입증됐다. 지난 2025년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양자컴퓨팅 챌린지에 이어 2026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퀀텀 이노베이션 카탈라이저 프로그램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속 선정되며 국제적인 신뢰를 확보했다.
윤종찬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가장 큰 병목이자 계산 비용이 많이 드는 단계에 양자알고리듬을 적용해, 의료 현장에서 양자컴퓨터가 낼 수 있는 이득을 눈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도열 교수 역시 "이번에 구축될 양자컴퓨팅 전산유체역학 모델은 향후 뇌혈관 질환 진단을 넘어 고속 항공 유체 해석, 기후 예측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분야로 확장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