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순매도 16조… 코스피 낙폭 키웠다 [증시 덮친 프로그램 매물]
79% 달하는 13조가 하락일 집중
코스피, 프로그램 매매와 동조화
대량 매매 ‘비차익 거래’ 등락 좌우
일평균 거래대금 연중 최저 수준
조정 국면 이후 ‘수급 약화’ 원인
프로그램 매매가 코스피를 뒤흔들고 있다. 증시의 조정이 시작된 6월 말 이후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수급이 약해지자 프로그램 매매 영향이 커진 것이다. 증시 체력 회복 없이는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가 증시 방향성을 좌지우지할 전망이다.
25일 코스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 15조9411억원(비차익·차익 합산) 가운데 79.3%에 해당하는 12조6346억원이 코스피가 하락한 6거래일에 집중됐다.
특히 코스피 등락과 프로그램 매매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달 전체 거래일인 16거래일 중 10거래일에서 코스피 상승·하락과 프로그램 매매 순매수·매도가 각각 일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기관이나 외국인 등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 사전에 정해진 전략에 따라 주문을 내는 자동거래 기법이다.
특히 15개 이상의 주식을 '바스켓 매매' 형태로 동시에 대량 매매하는 '비차익 거래'가 증시 등락을 결정하고 있다. 이달 비차익 거래대금은 259조1386억원으로, 프로그램 매매 전체 거래대금 271조5684억원의 95.4%를 차지했다. 차익 거래는 12조4297억원으로 4.58%였다. 비차익 거래는 차익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지수를 추종하거나 대량의 종목을 한꺼번에 편입·청산하기 위해 일괄주문을 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 확대의 원인으로 '수급 약화'를 지목한다. 지난달 조정 국면 이후 전반적인 거래대금이 축소되자 지수 흐름을 좇는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확대됐으며, 이에 당일 시장의 방향성대로 증시 흐름이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5445억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올해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5월과 6월 각각 50조원대를 기록한 뒤 지난달 36조8755억원으로 감소한 뒤 계속 줄어들고 있다.
다만 프로그램 매도가 대량으로 발생한다고 해도 무조건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프로그램 매매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6월 2일 4조8244억원 순매도가 이뤄졌음에도 코스피는 0.15% 상승 마감했다. 당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69조1097억원으로 올해 세 번째로 많았다. 이날도 프로그램 매매에서 2조6312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했지만 기관과 개인이 각각 1조1707억원, 1조506억원 순매수해 낙폭을 방어하며 코스피는 0.68% 상승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을 이끄는 주체가 약해지면서 프로그램 매매의 상대적 영향력이 커졌다"며 "특히 비차익 거래는 개별 종목의 밸류에이션이나 적정 가격과 관계없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처럼 호가를 받쳐주는 수급이 부족하면 프로그램 매도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임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