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이란 "美 경제전쟁, 전 세계 겨냥한 약탈…다음 표적은 당신"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경제적 왕따 작전'에 정면 반발
"복종 아니면 보복 선택 강요" 비판
캐나다까지 거론…"美 횡포 체감 시작"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연합뉴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전쟁'을 특정 국가에 대한 제재가 아닌 전 세계의 경제 주권을 겨냥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정면 반발했다.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하는 미국의 '2차 제재'가 국제사회에 미국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2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최근 내놓은 '이란 경제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는 선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이런 불법적 조치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이들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이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을 '약탈자'에 빗대며 대이란 제재의 영향이 이란에 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패권국이 전 세계 모든 은행과 경제 주체, 항만, 공항, 각국 정부를 향해 '미국의 변덕에 복종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보복에 직면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더 이상 이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2차 제재가 다른 국가의 경제적 선택권까지 제한한다고 문제 삼았다. 미국이 자국과 직접 거래하지 않는 제3국의 기업이나 금융기관까지 제재할 경우 이란과 경제 관계를 유지하려는 국가들도 미국 시장과 금융망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를 국가 주권의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의 행태가 "국가 간 주권적 평등 존중과 민족 자결권이라는 국제법 및 유엔 헌장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국의 주권과 국익을 중시하는 정부라면 이토록 노골적이고 조직적인 불법 행위와 횡포가 일상화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도 끌어들였다. 바가이 대변인은 "캐나다 역시 협상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미국 측 횡포의 현실을 서서히 뼈저리게 느끼기 시작한 국가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대이란 제재에 대한 반발을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선 국제사회의 주권 문제로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날 이란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경제적 왕따 작전'이라고 명명한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과 기술, 금, 항공, 해운 등의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는 것이 핵심이다.

2차 제재는 직접적인 제재 대상뿐 아니라 이들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에도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이란 경제를 국제 금융·교역망에서 고립시키는 동시에 다른 국가들이 이란과 거래하는 것까지 차단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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