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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이름도 바꾼다"…트럼프에 뿔난 캐나다, 200억달러 관세폭탄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캐나다, 美 50% 관세에 '달러 대 달러' 보복
700개 품목에 최고 50%…피해 지원 54억달러
화장품까지 관세전쟁 확산, 북미 공급망 재편 가능성
트럼프 "캐나다가 美 등쳐먹어"…온타리오호 개명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에 지도에서 온타리오호에 붉은색으로 엑스 표시를 하고 아메리카호라고 적은 이미지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에 지도에서 온타리오호에 붉은색으로 엑스 표시를 하고 아메리카호라고 적은 이미지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물리자 캐나다가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50% 보복관세로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 국경에 있는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바꾸겠다고 위협하는 등 감정싸움까지 격화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캐나다 재무부에 따르면 캐나다는 미국산 제품 약 700개 품목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대상 수입액은 276억캐나다달러(미화 약 200억달러) 규모로 다음달 8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대상 금액과 세율을 맞추는 이른바 '달러 대 달러, 세율 대 세율'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과 가구, 의류에는 최고 세율인 50%가 적용된다. 가전제품과 치즈 등 유제품, 생선·해산물, 일부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에는 25%, 산업용 공구 등에는 15%가 부과된다.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우리가 이 갈등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통합이 상생의 토대가 아니라 무기로 이용될 때는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관세전쟁으로 피해를 입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75억캐나다달러 규모의 지원도 제공하기로 했다.

양국의 공급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어 관세 충격은 산업 전반으로 번질 전망이다. 특히 화장품 업계도 영향권에 들어왔다. 미국은 캐나다산 화장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 역시 다음달 8일부터 일부 미국산 화장품에 같은 세율로 보복한다. 캐나다는 지난해 미국 뷰티·스킨케어 시장에서 한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수출국이었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업체들이 캐나다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어 관세가 장기화하면 가격 인상이나 생산·유통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캐나다산과 경쟁하는 한국 화장품 업체에도 시장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무역 갈등은 양국 정상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온타리오주와 더는 사업을 많이 할 것 같지 않다"며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타리오호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미국 뉴욕주 사이에 있는 5대호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는 지도에서 온타리오호에 붉은색으로 엑스 표시를 하고 아메리카호라고 적은 이미지도 공개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강하게 반발해온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를 겨냥한 도발로 풀이된다. 포드는 트럼프를 향해 미 보수진영의 상징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무덤에서 뒤척일 것이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캐나다의 프랑스어 정책까지 양국 갈등의 소재가 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 협상단이 퀘벡주의 프랑스어 보호정책을 문제 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캐나다인들이 프랑스어를 쓰는 것을 절대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카니가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만든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또 "지난 10년간 미국은 연평균 60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며 "캐나다는 수십년간 미국을 등쳐먹어 왔다"고 주장했다. 내년부터 캐나다산 자동차와 부품에도 50%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지난주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양국 모두 물러서지 않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맞댄 미국과 캐나다의 경제관계도 시험대에 올랐다. 상품 관세에서 시작된 충돌이 자동차와 화장품 등 공급망 문제를 넘어 언어·지명 논쟁으로까지 번지면서 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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