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동맹은 미국, 트럼프는 싫다"…한국인 美 비호감 첫 50% 돌파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비호감 1년 새 39%→55% 급등
신뢰할 파트너 83%→57%로 추락
그래도 84% "가장 중요한 동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가든시티의 데이비드 맥 훈련·정보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가든시티의 데이비드 맥 훈련·정보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미국에 비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퓨리서치센터가 20여년간 관련 조사를 실시한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이란 정책에 대한 반감이 큰 가운데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는 비율도 크게 떨어졌다. 다만 한국인 10명 중 8명 이상은 여전히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았다. 미국에 대한 호감과 신뢰는 흔들리고 있지만 한미동맹의 필요성은 별개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한국인은 55%로 집계됐다. 지난해 39%에서 1년 만에 16%p 높아졌다. 반대로 미국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61%에서 45%로 16%p 떨어졌다. "매우 비호감"이라는 응답도 9%에서 18%로 2배가 됐다.

한국에서 미국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과반을 기록한 것은 퓨리서치의 관련 조사 이래 처음이다. 미국 비호감도가 호감도를 웃돈 전례도 드물다. 2003년 조사에서는 비호감 50%, 호감 46%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신효순·심미선양이 숨진 사건 등을 계기로 국내에서 반미 여론이 크게 확산한 시기였다.

최근 몇 년간의 변화는 더 가파르다.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2022년 89%에 달했지만 2023년 79%, 2024년 77%, 지난해 61%에 이어 올해 45%까지 내려왔다. 4년 만에 44%p 급락한 셈이다. 트럼프 1기 당시인 2018년에도 미국 호감도는 80%였다.

단순한 호감도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신뢰에도 균열이 나타났다.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평가한 한국인은 57%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인 2022년 같은 질문에 83%가 그렇다고 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26%p 낮다.

미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평가도 악화했다.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많이" 또는 "상당히" 기여한다고 답한 비율은 2023년 74%에서 올해 47%로 27%p 떨어졌다. 미국이 외교정책을 결정할 때 한국과 같은 다른 나라의 이해관계를 고려한다고 평가한 비율도 2023년 38%에서 올해 21%로 내려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반감이 두드러졌다. 한국인의 85%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대했고 이 가운데 63%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관세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이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도 73%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가운데 47%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반감이 한미동맹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국인의 84%는 여전히 미국을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았다. 지난해 89%보다 5%p 낮아졌지만 압도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2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은 비율은 한국이 이스라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퓨리서치센터의 2026 세계 태도 조사의 하나로 한국에서는 지난 3월 3일~4월 4일 성인 10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퓨리서치는 이번 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요구 이전에 실시됐다는 점도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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