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80년 규제 감내 강원, 한강수계기금 역차별…정부 "개선"

김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여 55%인데 배분율은 20% 안팎
정부 "배분 방식 바꿔 보상 강화"

춘천시의회가 지난 25일 한강수계관리기금 제도개선 및 상류지역 지원 확대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춘천시의회 제공
춘천시의회가 지난 25일 한강수계관리기금 제도개선 및 상류지역 지원 확대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춘천시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수도권에 맑은 물을 보내기 위해 수십년간 규제를 견뎌온 한강 상류 강원지역이 한강수계관리기금의 불합리한 배분 구조를 바꿔달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도 배분 방식을 손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오랜 역차별이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상류 주민 보상 체계가 적절한지 부처 안에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하류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려고 재산권 제한과 불편을 감내해온 상류 주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예산 배정 방향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춘천갑)이 한강 상류 강원도민의 희생과 기금 역차별 문제를 집중 질의한 데 대한 답변이다. 허 의원은 다목적댐 건설 이후 80년간 규제에 묶여 폐수가 나오는 공장 하나 유치하지 못한 사이 강원 인구가 3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반토막 났는데도 도민들은 전국 최고 수준인 ㎥당 1104원의 수돗물값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강원도가 짊어진 부담과 돌려받는 몫이 어긋나 있다는 데 있다. 한강수계관리기금은 1999년 도입 이후 10조원 넘게 조성됐는데 상수원 보호를 위한 규제 대부분이 강원 등 상류에 집중돼 있어 기금의 토대를 사실상 상류지역이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배분에서는 물 사용량이 많은 하류 수도권에 더 많은 재원이 돌아간다. 지난해 경기도가 2034억원을 배분받는 동안 강원도는 1264억원에 그친 것이 이런 구조를 보여준다.

상류지역에 대한 보상 성격이 짙은 재원은 오히려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규제 피해를 덜어주기 위한 친환경 청정사업비의 강원도 배분액은 2023년 237억원에서 2024년 192억원, 지난해 124억원, 올해 86억원으로 3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기금의 재원인 물이용부담금은 하류 주민이 수돗물 1t당 170원을 부담하는 구조인데 2011년 이후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다. 한강수계관리위원회는 최근 2027~2028년에도 이를 동결하기로 확정했다. 부담금이 묶이면서 재원 자체가 늘지 못하자 한강 상류 시·군은 해마다 사업비 확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기금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지방의회로도 번지고 있다. 춘천시의회는 지난 25일 제352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김보건 문화복지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한강수계관리기금 제도개선 및 상류지역 지원 확대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상류지역의 규제와 실질적 피해가 기금 배분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합리적인 배분 기준을 마련하고 주민 생활과 지역경제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제를 개선하라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소양강댐 등 국가 물관리시설 주변에 대한 특별지원 제도도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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