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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잘못' 판단했지만 행동은 없었다… 이창흠 제주 부지사 후보 검증대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실 근무 경위 집중 질의
"내 의사 묻거나 가겠다고 한 적 없어"
재생에너지 이익 주민 환원 구조 약속
제2공항은 검증·숙의 거쳐 해법 모색
추자해상풍력 제주특별법 추진 입장

이창흠 제주특별자치도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가 26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봉현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근무 경위와 12·3 비상계엄 당시 행적, 제주 기후경제 정책의 실행 능력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이창흠 제주특별자치도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가 26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봉현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근무 경위와 12·3 비상계엄 당시 행적, 제주 기후경제 정책의 실행 능력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민선9기 제주도정의 첫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인 이창흠 전 대통령실 기후환경비서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근무 경위와 12·3 비상계엄 당시 행적을 집중 검증받았다. 이 후보자는 계엄 선포가 헌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당시 반대 의견을 전달하는 등의 행동은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기후경제부지사후보자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6일 제주도의회에서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정책 수행 능력과 도덕성, 주요 현안 대응 역량을 검증했다.

청문회의 정치적 쟁점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기후환경비서관으로 근무한 이력이었다.

강성의 제주도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사이 기후·환경정책의 차이를 거론하며 환경부 고위공무원이던 이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긴 배경을 물었다.

이창흠 후보자는 "환경부에서 약 30년간 근무했고 당시 대통령실이 환경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인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환경부 본부 1급 실장 3명 가운데 2명은 국토교통부 출신이었고 환경업무를 맡은 실장은 자신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제 의견을 묻거나 제가 가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며 공직 인사 과정에서 대통령실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일회용컵 정책 등이 후퇴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공직자로서 정책을 설명하고 설득하려 노력했지만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큰 사안에서는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창흠 제주특별자치도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가 26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재생에너지 이익을 지역과 주민에게 돌려주고 기후·에너지 전환을 일자리와 도민 소득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이창흠 제주특별자치도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가 26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재생에너지 이익을 지역과 주민에게 돌려주고 기후·에너지 전환을 일자리와 도민 소득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12·3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실에서 어떤 판단과 행동을 했는지도 도마에 올랐다. 김봉현 제주도의원은 계엄 선포 전 관련 보고나 지시를 받았는지, 계엄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이후 반대 의사를 전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후보자는 계엄 선포 전 관련 보고나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당시 국회 관계자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숙소에서 헬기 소리를 듣고 TV를 켜 계엄 선포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계엄 선포가 헌법적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잘못됐다고 판단한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행동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정책 업무를 맡는 조직에 있었고 계엄과 관련한 내부 지침도 없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향후 제주도정에서 도지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할 때 직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자는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도민을 위해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책 분야에서는 기후·에너지 전환을 경제적 관점에서 지역 성장과 주민 소득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에너지 전환과 탄소감축을 새로운 산업과 성장동력, 일자리와 도민 소득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의 이익이 지역과 주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분산에너지와 전력 수요·공급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자원을 확대해 청정에너지가 기업 투자와 일자리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과 우주, 바이오 등 미래산업도 기후경제부지사가 맡을 핵심 분야로 제시했다. 4대 과학기술원과 제주가 참여하는 연합캠퍼스를 활용해 연구와 인재, 창업, 기업을 연결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도의회는 후보자의 환경·기후정책 전문성과 함께 제2공항 갈등 조정, 미래산업 육성 등 민선9기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 능력을 검증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26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도의회는 후보자의 환경·기후정책 전문성과 함께 제2공항 갈등 조정, 미래산업 육성 등 민선9기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 능력을 검증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기존 정무부지사를 기후경제부지사로 개편한 민선9기 조직개편의 성패가 후보자의 정책 실행력에 달렸다는 점도 이번 청문회의 핵심이다. 기후경제부지사는 미래산업과 기후·에너지, 환경정책을 연결해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제주 최대 갈등 현안인 제2공항에 대해서는 "찬반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논란이 되는 부분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공개하고 찬성과 반대 의견을 함께 들은 뒤 공정한 숙의와 대화를 거쳐 "도민이 납득하고 제주에 이익이 되는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추자해상풍력발전사업에 대해서는 제주특별법을 근거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주특별법을 적용해 공공성과 주민 이익을 확보하면서 중앙정부와 협의해 국가 전력계통 연계 문제를 풀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자는 서귀포시 남원읍 출신으로 제40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97년 공직에 입문했다. 환경부 환경산업경제과장과 원주지방환경청장, 정책기획관, 기후탄소정책실장 등을 거쳤으며 제주 출신으로 처음 환경부 1급에 올랐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2024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대통령실 기후환경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임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9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후보자의 전문성과 정책 수행 능력, 도덕성과 책임성, 공직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뒤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게 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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