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특세 10조' 미래기금 편입 우려… 송미령 장관 "목적세 지키겠다"
문대림 의원, 26일 농해수위서 질의
농특세 목적 훼손 안전장치 촉구
송 장관 "재정당국과 적극 협의"
제주 당근 보험 80% 기준도 도마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면서 농어촌을 위해 쓰도록 만든 농어촌특별세의 목적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특세가 농업·농촌에 온전히 쓰이도록 재정당국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제주시갑)은 이날 열린 결산 전체회의에서 미래대응기금과 농특세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농특세는 농어업 경쟁력 강화와 농어촌 산업기반시설 확충, 농어촌 지역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걷는 목적세다. 세금을 걷는 단계부터 사용할 분야를 정해 놓았다는 의미다.
논란은 최근 농특세 세수가 크게 늘면서 불거졌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권거래 증가에 따라 농특세에서 약 10조원의 추가 재원이 마련됐다며 농촌지역 발전과 농업 성장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장관은 미래대응기금 지출사업에 농촌 정주여건 개선 등 관련 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취지의 답변도 내놨다.
문대림 의원은 이날 농해수위에서 해당 재원이 미래대응기금으로 편입될 경우 농특세의 본래 목적이 약해질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지난 24일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미래대응기금은 경기 변화에 따른 세수 변동을 줄여 재정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고 미래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신설하는 기금이다.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다.
문 의원은 "제정안에 농업·농촌을 위한 별도 계정이 마련돼 있지 않고 재원의 이동 가능성이 있는 만큼 농특세가 다른 분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농특세 증가분의 미래대응기금 편입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문 의원은 입법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농특세의 사용 목적을 명확히 보호해야 한다는 데 질의의 초점을 맞췄다.
문 의원은 "농어촌을 지원하는 사업이 미래대응기금에 포함되는 것과 농특세의 목적성이 지켜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취지로 지적하며 농식품부가 재정당국과의 협의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특히 입법예고가 5일간 진행되는 점을 들어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문 의원은 "협의하는 수준에 머물지 말고 전담 대응체계를 마련해 농특세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책임지겠다"며 "농특세는 목적세인 만큼 재정당국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농특세 문제와 함께 제주 당근 농가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문턱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당근은 파종한 씨앗 가운데 싹이 땅 위로 올라온 비율을 뜻하는 '출현율'이 80% 이상이어야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문 의원은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같은 자연재해 때문에 싹이 제대로 나오지 못한 농가가 출현율 기준 때문에 정작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구조를 문제로 지적했다.
제주 당근은 한여름인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 파종이 집중돼 고온과 가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당근 재해보험은 2024년 출현율 50% 기준을 적용한 뒤 지난해부터 80%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올해도 제주 당근 주산지에서는 폭염과 가뭄에 이어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발아하지 못한 농경지가 발생했다. 농협손해보험 제주총국 집계로 지난 24일 기준 당근 재해보험 가입 면적은 762㏊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79㏊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문 의원은 "자연재해 때문에 발아하지 못한 농가가 출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에서 제외되는 것은 모순"이라며 "지역의 파종 시기와 생육 특성을 반영해 가입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송 장관은 "당근 출현율 80% 기준에 대한 농가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가입 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민들과 다시 의견을 나누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의원은 농작물재해보험을 운영하는 NH농협손해보험에도 보험 운영 편의와 손해율보다 실제 농가 피해를 우선해 현장의 문제를 농식품부에 적극 전달할 것을 주문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