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최대 14기 재건축…호르무즈 의존도 낮춘다
나프타 생산 원유 별도 비축 신설 원전·재생E 중심 탈탄소 전환 가속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2050년대까지 원자력발전소를 최대 14기 재건축하고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 건설을 지원한다.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해온 공급망의 취약성을 줄이는 동시에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탈탄소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7회계연도 에너지·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관련 예산으로 1조9838억엔(약 17조2382억원)을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26일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참석하는 GX실행회의에서 '에너지 수급구조 강인화 종합 패키지(파워 GX)'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패키지는 △화석연료 조달처 다변화와 공급 위험 축소 △원전과 자국산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GX 가속 △일본 주도의 에너지 협력체계 '파워 아시아'를 통한 아시아 국가 간 공조 강화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
우선 원유와 나프타 등 석유제품의 조달 경로를 호르무즈해협 이외 지역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늘어난 운송비를 지원한다.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송유관 건설에도 자금을 댄다.
현재 국가비축 대상에서 제외된 나프타의 공급망도 보강한다. 나프타 생산에 사용하는 원유를 국가가 별도로 비축하는 제도를 신설할 방침이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의 핵심 원료지만 그동안 일본의 국가비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중동발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본 정부가 에너지 공급망 재편에 나선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나프타 등 석유제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군사 충돌 이전 일본은 원유 수입량의 90% 이상을 호르무즈해협을 거쳐 들여왔다. 긴급대책으로 공급 병목 현상은 완화되고 있지만 향후 유사 사태에 대비하려면 조달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원전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안전 확보를 전제로 기존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2040년대 최대 5기, 2050년대 최대 14기를 재건축한다. 차세대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도 강화한다.
얇고 구부릴 수 있는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지열발전 등 자국산 재생에너지 산업 기반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수소와 암모니아 등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 공급을 늘리고 고효율 반도체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아시아 국가와의 에너지 안보 협력도 강화한다. 일본이 주도하는 자금지원 체계인 '파워 아시아'를 활용해 원유 등 에너지 비축 협력을 확대하고 역내 공급망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로 했다.
경제산업성이 요청한 1조9838억엔 가운데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촉진하는 신규 사업비는 150억엔(약 1304억원)이다. 대규모 송전망 정비에도 관련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관련 법안을 이르면 올가을 임시국회에 제출하고 연말 예산 편성 때 주요 사업에 재원을 집중 배정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