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모텔 살인' 김소영 오늘 1심 선고…'살인죄 적용' 가를 핵심 쟁점은
'강북 모텔 약물 살인' 김소영 27일 1심 선고
검찰 사형구형…'살인 미필적 고의' 입증 주목
사전 준비된 약물…"정당방위 참작 어려워"
전문가들 "무기징역 선고 가능성 높아"
[파이낸셜뉴스]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소영(20)에 대한 1심 선고공판 기일이 다가오면서 사법부의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경우 무기징역 등 중형이 선고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오병희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살인·특수상해·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고 3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요청했으나 피고인 측이 살인의 고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은 김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다. 이를 위해선 김씨가 약물의 치사량을 인지했는지, 그리고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이른바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가 입증되어야 한다. 형법상 미필적 고의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타인이 사망할 가능성을 불확실하게나마 예견하고도 이를 감수한 내심의 의사가 인정돼야 성립한다. 피고인이 '사망을 용인한 속마음'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법리적으로 까다롭고 엄격한 검증이 요구된다.
검찰은 김씨가 치명적인 호흡 억제를 일으키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의 위험성을 알고도 수개월에 걸쳐 다수의 피해 남성들에게 이를 반복 투여한 점에 주목한다. 특히 1차 사망 사건으로 조사를 받는 중에도 같은 수법으로 2차 사망자를 발생시킨 행위는 '사망 위험을 감수한 내심의 의사'를 보여주는 결정적 정황으로 보고 있다. 반면 김씨 측은 의학 지식이 없는 20대 초반이라는 점을 내세워 "의식을 잃게 하려 했을 뿐 사망을 예견하지 못했다"며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법정 공방이 예고됐지만 법조계에선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미필적 고의 입증은 피고인의 내심을 증명해야 하므로 법리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영역"이라면서도 "단발성 범행이 아닌 1차 사망 사건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도중 동일 수법으로 추가 사망자를 냈다는 정황은 '사망 가능성을 알고도 감수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분석했다.
피고인 측이 방어 논리로 내세운 범행 동기 역시 검증대에 올랐다. 김씨 측은 상대 남성들의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피하려는 방어적 수단으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넸다고 주장하며 형법상 정당방위나 자구행위를 인정해 책임 감경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피해자들을 성범죄 가해자로 몰아가는 비열한 2차 가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사전에 치밀하게 약물을 준비해 투여한 행위는 정당방위의 법률적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한 형법 전문 변호사는 "정당방위나 자구행위가 성립하려면 현재의 부당한 침해와 방어 수단의 상당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며 "치명적 약물을 미리 준비해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에게 투여하고 재산상 이익까지 취한 정황이 뚜렷하다면 법률상 방어 행위로 참작받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검찰의 손을 들어 살인죄를 인정하더라도 사형 집행이 중단된 국내 사법 여건상 법원이 검찰의 구형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무기징역이나 징역형의 상한선에 해당하는 중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지배적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연쇄 범행, 유해 약물 이용, 수사 중 재범 등 양형 가중 요인이 대거 확인된 만큼 중형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