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청년·대학생 154명 울린 '162억 전세사기'…주범 징역 12년 선고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범행 도운 누나에겐 집행유예 선고
계약서 위조해 대출받고 '돌려막기'
피해자 "사기 치기 좋은 나라"

연합뉴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동대문구 일대 대학가에서 160억원 상당의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집주인에게 1심에서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성 A씨(59)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사기방조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A씨의 누나 B씨(67)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A씨는 이날 황토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입정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B씨는 마스크를 쓴 채 A씨의 바로 옆 피고인석에 나란히 서서 재판장의 선고를 들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나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 상당 부분을 회복하지 못했고 피해자들 대부분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 중 상당수는 대학생이거나 사회 초년생들인데, 이들은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상당한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법원에 엄벌을 탄원하는 탄원서를 수차례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B씨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의 손해를 전보하거나 용서받지는 못했으나,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동대문구 일대에서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총 154명으로부터 162억7650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임대차 계약서 139장을 위조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20억40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도 있다. 그는 추가 차용금과 신규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기존 보증금을 메우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다가, 계약 만료 후에도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의 재정 상황이 악화된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법적인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부동산에 대한 임대차계약서를 A씨가 체결하도록 하고,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A씨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용이하게 도왔다. 이로 인해 세입자 12명이 총 15억2000만원에 달하는 전세 보증금 피해를 입었다.

앞서 지난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주범 A씨에게 징역 15년,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선고 직후 법정을 나온 피해자들은 법원 선고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한 피해자는 "한국은 사기 치기 너무 좋은 나라다. 대한민국은 사기 치고 살아야 한다"며 법원의 처벌 수위와 제도적 한계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전세사기 #대학가 #징역 12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