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교육교부금 20조 줄어드나… 고의숙 제주교육감 "미래교육 기반 흔들려선 안 돼"
내국세 20.79% 연동제 폐지 추진
현행 유지 땐 100조, 개편 땐 80.3조
16개 시도교육감 "재정 안정성 훼손"
정부 "전년보다 줄지 않게 보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반세기 넘게 초·중등 교육재정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이 대수술에 들어가면서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도 전국 16개 시도교육청과 공동 대응에 나서며 정부에 개편안 철회와 교육 주체가 참여하는 재논의를 요구했다.
26일 제주도교육청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국세의 20.79%와 자동 연동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 산식을 도입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새 산식은 전년도 교육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 일부를 반영해 다음 해 규모를 정하는 구조다.
정부 추산으로 새 산식을 적용한 내년 교육교부금은 80조3000억원이다. 올해 76조4000억원보다 5.1% 늘어나지만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할 경우 예상되는 약 100조원보다는 20조원 가까이 적다.
교육계가 문제 삼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시도교육청은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학교 시설 개선과 교육복지, 디지털·인공지능 교육, 특수교육, 기초학력 지원 등 학생 한 명에게 필요한 교육 투자는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에서 세수와 연동된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없애면 중장기 교육계획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의 설명은 다르다. 학생 수가 줄어도 내국세가 증가하면 초·중등 교육교부금이 자동으로 불어나는 현행 구조를 조정하고 교육 투자의 범위를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인재 육성까지 넓히겠다는 취지다.
현행 방식과 새 산식 사이에서 발생하는 재원은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계정 등을 통해 생애주기 교육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초·중등 교육재정의 급격한 감소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제시했다. 새 산식으로 산출한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줄어들 경우 국가가 차액을 보전해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감소하지 않도록 관련 법률에 명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시도교육감들은 전년도 금액을 보장하는 장치만으로는 교육재정의 안정성과 미래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6개 시도교육감의 뜻을 모아 지방교육재정 개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감들은 이번 개편이 교부금 계산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반세기 동안 유지된 지방교육재정의 기본 틀을 바꾸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방교육재정을 실제 운영하는 시도교육감과 충분한 협의 없이 정부 부처 중심으로 제도가 설계됐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협의회는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교부금 산정 방식뿐 아니라 지방교육재정의 적정 규모와 안정성, 미래교육 수요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24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제도 개편 절차에 들어갔다. 향후 국회 법률 개정 과정에서 정부와 교육계 사이 재정 규모와 산정 방식에 대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도교육청도 공동 대응에 힘을 보탠다. 도교육청은 교육재정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제주지역 교육환경 개선과 미래교육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섬이라는 지역적 여건과 소규모 학교가 많은 제주에서는 학생 수만으로 교육비 수요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짚어야 할 대목이다.
고의숙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성은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와 미래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기반"이라며 "제주교육의 안정적인 재정 기반과 미래교육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시도교육청과 함께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