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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우주탐사 판단 어디까지 맡길까… 17개국 300명 제주 집결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170여편 연구·신뢰성 검증 집중
ESA·JPL·스탠퍼드·KAIST 참여
우주로봇·위성군·탑재형AI 논의
27일 자율판단·책임성 패널토론

26일 제주신화월드에서 개막한 ‘제3회 IAA 우주 인공지능 국제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개막행사를 마친 뒤 한자리에 모였다. 17개국 우주·AI 연구자와 전문가 300여명이 참여해 우주시스템의 자율운용과 AI 신뢰성·안전성 등을 논의하고 170여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한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26일 제주신화월드에서 개막한 ‘제3회 IAA 우주 인공지능 국제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개막행사를 마친 뒤 한자리에 모였다. 17개국 우주·AI 연구자와 전문가 300여명이 참여해 우주시스템의 자율운용과 AI 신뢰성·안전성 등을 논의하고 170여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한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지구와 실시간 통신이 어려운 달과 화성에서 탐사선의 핵심 판단을 인공지능(AI)에 어디까지 맡길 수 있을까. 세계 17개국 우주·AI 전문가 300여명이 제주에 모여 우주시스템의 자율성과 신뢰성,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26일 제주대학교와 국제우주학술원(IAA)에 따르면 '제3회 IAA 우주 인공지능 국제학술대회(IAA SpaceAI 2026)'가 이날 제주신화월드에서 개막했다. 행사는 28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며 170여편의 연구논문이 발표된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자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적인 우주시스템 구현'이다. 인공지능을 우주 임무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탐사선과 위성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할 때 어느 수준의 자율성을 허용하고 어떻게 검증할지가 핵심 의제다.

우주에서는 지상과 같은 방식으로 AI를 사용할 수 없다. 달이나 화성처럼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통신 지연이 길어지고 탐사선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과 연산 능력도 제한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상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임무 순서를 바꾸거나 이동 경로를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동시에 잘못된 판단이 수천억원대 우주선이나 탐사 임무 전체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어 AI 판단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기술도 함께 요구된다.

국제우주학술원에 따르면 자율 우주비행체 운용과 심우주 자율성, 우주로봇, 위성 탑재형 AI, 고효율 AI 반도체, 우주환경에서의 하드웨어 신뢰성, AI 안전·책임성·표준 등이 주요 연구 분야로 포함됐다.

개막 첫날부터 실제 우주 임무에 AI를 적용한 연구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유럽우주국(ESA) 다리오 이조 박사는 AI와 우주동역학을 결합해 우주선의 유도·제어와 궤도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발표한다. 캐나다 요크대학교 정홍 주 교수는 강화학습을 이용한 자유비행 우주로봇의 움직임 계획을 다룬다.

미국 제트추진연구소(JPL)·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의 스티브 치엔 박사는 화성 탐사에서 AI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실제 사례로 제시한다. 화성에서 활동하는 퍼서비어런스 탐사로버가 지구의 세부 명령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일정을 조정하며 임무를 수행하도록 한 자율계획 기술이 주요 내용이다.

스탠퍼드대학교 시모네 다미코 교수는 여러 위성이 서로 협력하는 편대·군집 위성의 자율운용을 다룬다. KAIST 방효충 교수는 위성에서 촬영한 방대한 초분광 영상을 지상으로 모두 보내지 않고 탑재된 AI가 우주에서 직접 처리하는 기술을 소개한다.

안효정 IAA SpaceAI 2026 대회 의장인 제주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가 26일 제주신화월드에서 열린 제3회 IAA 우주 인공지능 국제학술대회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안 교수는 우주 임무의 핵심 판단을 AI에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와 이를 신뢰하기 위한 검증이 우주 AI 연구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안효정 IAA SpaceAI 2026 대회 의장인 제주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가 26일 제주신화월드에서 열린 제3회 IAA 우주 인공지능 국제학술대회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안 교수는 우주 임무의 핵심 판단을 AI에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와 이를 신뢰하기 위한 검증이 우주 AI 연구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대회에서는 우주비행체 유도·항법·제어와 랑데부·도킹, 달·행성 탐사, 지구관측, 우주영역인식, 위성군 운용 등 우주 임무 전반에 AI를 접목한 연구가 발표된다.

강화학습과 거대언어모델(LLM), AI 에이전트, 디지털 트윈 등 최근 AI 기술이 우주시스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논의한다. 제한된 전력으로 AI를 구동하기 위한 반도체와 연산기술, 방사선·극한 온도 등 가혹한 우주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도 연구 대상이다.

특히 27일에는 'AI는 우주탐사의 핵심기술이 될 것인가,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이 더 큰가'를 주제로 특별 패널토론이 열린다.

안효정 제주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재흥 KAIST 교수, 올리비에 콩탕 IAA 사무국장, 정홍 주 요크대학교 교수, 판빈펑 중국 서북공업대학교 교수, 다리오 이조 ESA 박사, 스티브 치엔 JPL 박사가 참여한다.

AI가 내린 판단의 신뢰성을 어떻게 증명할지, 실제 우주비행을 통해 어떤 검증을 거쳐야 하는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어떻게 판단할지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IAA 우주 인공지능 국제학술대회는 2024년 영국에서 열린 첫 대회와 지난해 중국 쑤저우 대회에 이어 올해 제주에서 세 번째로 열린다.

국제우주학술원이 주최하고 제주대학교가 개최지 주관과 총괄 주관을 맡았다. 한국항공우주학회와 KAIST 우주연구원이 공동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 모빌린트가 후원한다.

안효정 IAA SpaceAI 2026 대회 의장은 "우주 분야에서 AI에 대한 질문은 '사용할 수 있는가'에서 '임무의 핵심 판단을 어디까지 맡기고 무엇을 검증해야 신뢰할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며 "제주대회가 국내 연구자와 세계 연구진의 협력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7~28일에는 제주신화월드에서 '2026 제주 글로벌 미래우주항공 컨페스타'도 함께 열린다. 국제학술대회에서 다뤄지는 우주 AI 연구를 국내 우주항공 기업·정책 관계자와 연결해 연구성과의 산업 적용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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