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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워 보였던 시댁의 반전…며느리 명의로 억대 대출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며느리가 여유로워 보였던 시댁의 빚을 대신 갚다 억대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호소했다. 깔끔한 시골집에서 지내던 시부모는 실제로는 수년간 이웃들에게 돈을 빌려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시댁 채무를 갚아주다 자신의 명의로 억대 빚까지 지게 된 40대 초반 여성 A씨의 사례가 다뤄졌다.

A씨는 결혼 7년 차다. 원래 결혼 생각이 없었지만 우연히 만난 2살 연상 남편과 성격과 취향이 잘 맞아 결혼을 결심했다고 했다.

도시에서 자란 A씨에게 처음 본 시댁은 평화로운 시골집으로 비쳤다.

시댁은 마당이 딸린 깔끔한 집이었고 작은 텃밭도 있었다. 시부모는 직접 기른 채소를 먹으며 지냈고, 시어머니도 A씨를 반갑게 맞았다.

결혼 뒤에도 A씨는 남편과 시댁을 자주 찾았다.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시간이 좋았고, 주변에 시댁 이야기를 자랑할 만큼 만족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A씨는 시어머니의 씀씀이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시어머니는 입맛이 까다로워 좋은 음식이나 신선한 음식만 골라 먹었다. 남은 음식은 아들 부부가 가져가 먹는 일이 많았다.

화장품과 가방, 옷도 명품 브랜드를 선호했다. A씨가 시댁을 찾을 때마다 새 명품이 보였고, 시어머니는 친구들과 모임에 나갈 때도 늘 새 옷을 입었다.

A씨는 처음엔 "시댁 형편이 넉넉하니 저렇게 생활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시어머니도 평소 "우리 집이 원래 좀 잘살았다"고 자주 말했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나자 A씨는 시부모의 실제 형편을 알게 됐다. 시부모는 동네 이웃들에게 여러 차례 돈을 빌리고 있었다.

어느 날 시어머니는 A씨에게 직접 "우리 빚을 좀 네가 갚아줄 수 있겠니"라고 말했다.

놀란 A씨가 남편에게 묻자 남편은 부모에게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여유로워 보였던 시댁의 생활은 빌린 돈에 기대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처음엔 '이번 한 번만 도와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결국 모아둔 돈을 꺼내 시부모의 빚을 대신 갚았다.

시부모의 요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수년간 이웃들에게 빌린 돈이 계속 드러났고, 그때마다 장남인 남편과 A씨에게 갚아달라고 했다.

다른 형제들도 사정을 알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부담을 나누지는 않았다.

남편은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대출까지 알아봤다. 다만 사업 상황 때문에 본인 명의 대출이 어려워지자 아내인 A씨 명의로 돈을 빌리게 됐다.

A씨는 시부모의 채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명의 대출까지 떠안았다.

A씨는 "빚이 없었는데 빚이 생겼다. 아무리 갚아도 빚이 빨리 줄어들지 않았다"며 "어느 순간부터 돈을 버는 것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져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A씨 부부가 시댁 대신 갚아준 돈은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부모의 채무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시댁 빚을 갚는 데 돈을 쓰면서 A씨 부부는 노후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A씨는 현재 남편과 이혼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훈 변호사는 대출 명의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혼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자신의 명의로 받은 대출은 본인이 갚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재산분할 과정에서 부부 공동의 책임으로 인정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남편의 태도에 대해 "남편은 스스로 책임감과 효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부모도 구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정도 깨뜨리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가족 전체가 채무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끝도 없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상황에서 남편 혼자 감당할 수는 없다"며 "부모의 객관적인 재무 상태와 채무를 먼저 파악하고 다른 형제들과 함께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아내의 경제적 기반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모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이후 형제들이 힘을 합쳐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아내 역시 자신의 마음과 경제적 기반을 지켜야 가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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