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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성 강화" vs "전문성 말살" '통합 국군사관학교' 공청회 찬반 격론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방컨벤션서 전문가 6인 설전, 인구 절벽 대응 당위성에 예비역 "졸속 추진" 반발 
방청석 메운 예비역 단체 항의 속 긴장감 고조, 軍 "각계 제언 검토해 10월 안 확정"
3군 총동창회 '국민연대' 현장서 반대 명분 개진, 軍 "소통 지속해 최적 안 수립"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박판준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앞줄 왼쪽부터),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 개혁신당 천하람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박판준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앞줄 왼쪽부터),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 개혁신당 천하람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안건을 두고 군 당국과 전문가, 예비역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팽팽한 찬반 격론을 벌였다. 인구 절벽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 교육의 필요성과 각 군 고유의 전문성 훼손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군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방부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 태극홀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 필요성 및 사관학교 교육 강화 방안'을 주제로 공식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대국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국방홍보원 및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조 설명에 나선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통합 사관학교 추진의 행정적 당위성을 공식 피력했다. 김 실장은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물리적 통폐합 차원이 아니다"라며 "전장의 경계가 무너지는 미래 안보 환경에서 육·해·공군 지휘관이 임관 단계부터 합동성을 체화하고, 국방 자원 운영의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적 국방개혁의 핵심 과제"라고 안건의 취지를 거듭 강조했다.

임철일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토론회는 찬반 측 전문가들이 3 대 3으로 교대로 마이크를 잡으며 정책 기조의 모순과 합동 교육의 필요성을 두고 논리전을 전개해 군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논쟁의 포문은 반대 측 첫 번째 주자인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이 열었다. 김 사무총장은 국방부 정책의 내부 모순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는 "군 당국은 현재 '국방혁신 4.0'을 통해 병력 위주에서 벗어난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과학기술군 전환을 지향하고 있다"고 짚으며, "첨단군을 만들겠다면서 정작 미래 지휘관을 양성하는 사관학교는 인구 감소를 핑계로 과거 지향적인 물리적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적 모순이자 개혁의 역행"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맞서 찬성 측 첫 주자로 마이크를 받은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인구 절벽이라는 현실적 당위성으로 응수했다. 최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3군 사관학교가 기존 체제를 고집하는 것은 국방 자원의 명백한 낭비"라며 "단일 사관학교 체제 하의 저학년 통합 교육은 군별 합동 작전 능력을 극대화하고 예산 효율성도 대폭 높일 수 있는 필수 불가결한 대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반대 측 두 번째 주자인 진호영 예비역 공군 준장은 "육·해·공군의 전장 환경이 엄연히 다른 상황에서 무리한 통합 교육은 사관생도들의 정체성 혼란과 전문성 저하를 야기해 군 전투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졸속 추진 우려를 보탰다.

그러자 찬성 측 두 번째 주자인 두진호 한국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현대전과 미래전의 연합·합동 작전 기조를 언급하며, 저학년 시기부터 타 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통합 교과과정 도입이 국방 안보 역량을 한 차원 끌어올릴 것이라고 정책을 옹호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공방은 계속됐다. 반대 측 세 번째 주자로 나선 조기홍 예비역 해군 대령은 단일 사관학교 신설과 기존 캠퍼스 이전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 문제를 지적하며, 차라리 해당 국방 재정을 초급 간부의 열악한 처우 개선과 일선 병영 복지에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끝으로 찬성 측 세 번째 주자인 강병철 예비역 공군 준장은 각 군의 고유 전문성은 고학년 특성화 교육을 통해 충분히 보완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단일 사관학교 창설안의 연착륙 가능성을 피력했다.

이날 공청회 현장은 133개 안보·시민단체가 결성한 '사관학교 폐교 저지 국민연대' 회원들과 예비역 장성단 등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관계자들이 방청석을 가득 메우며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일부 방청객들은 찬성 측 발표 도중 고성으로 항의하거나 백지화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어 올렸으나, 물리적 충돌 없이 각 진영의 명분을 질의응답을 통해 피력하는 활발한 의견 개진과 토론으로 이어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현장에서 직접 발언권을 얻어 "이번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은 각 군 고유의 군사적 특수성과 전문성을 철저히 무시한 졸속 개혁"이라며 군 당국의 방침을 전면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어 "천문학적인 국방 재정이 소요되는 사관학교 통폐합을 무리하게 추진할 때가 아니다"라며 "그 아까운 예산이 있다면 현재 붕괴 위기에 처한 일선 초급 간부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과 일선 장병들의 병영 복지에 최우선으로 투입하는 것이 진정한 국방 혁신의 순서"라며 강력한 대안을 개진하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는 군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수렴하는 민주적 소통의 자리"라며 "현장에서 개진된 예비역 단체와 학계 전문가들의 제언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하여 오는 10월 중 최적의 국군사관학교 창설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26일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 앞에서 사관학교 폐지 저지 국민연대 등이 집회를 열고 국군사관학교 창설 및 육·해·공군 사관학교 폐교에 반대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 앞에서 사관학교 폐지 저지 국민연대 등이 집회를 열고 국군사관학교 창설 및 육·해·공군 사관학교 폐교에 반대하고 있다. 뉴시스
육·해·공 사관학교 통합형인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공청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육·해·공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사관학교 통폐합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육·해·공 사관학교 통합형인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공청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육·해·공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사관학교 통폐합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26일 오후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장 앞에 국군사관학교 창설반대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장 앞에 국군사관학교 창설반대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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