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경찰 1명당 실종 사건 155건… 경찰서 43%는 전담팀도 없다 [사라진 사람, 사라진 기록 (中)]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형사·강력팀이 병행 담당
실종수사 대응력 저하 우려
檢수사권 폐지 이후 일 더 몰려
실종팀 인원만 늘리기 쉽지 않아

경찰 1명당 실종 사건 155건… 경찰서 43%는 전담팀도 없다 [사라진 사람, 사라진 기록 (中)]

실종 신고가 늘고 있지만 이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감소하면서 실종 사건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분야 전반에서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종 수사 인력만 추가로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선 경찰서에 소속된 실종팀원은 764명으로 4년 전인 2021년(848명)보다 약 10% 감소했다. 전국 261개 경찰서 중에 114곳(43%)은 실종 수사 전담팀이 없어 강력 범죄를 담당하는 형사·강력팀이 실종 수사까지 병행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실종 신고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12만5383건으로 2021년(10만7381건) 대비 16.8% 늘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실종 담당 경찰관 1인당 연 평균 155건을 맡은 셈이다.

실종 사건은 신고 직후 얼마나 신속하게 동선을 파악하고 주변을 수색하느냐가 실종자 발견 여부를 좌우한다. 특히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는 동시에 가족·지인 탐문, 주변 수색까지 일거에 이뤄져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인력이 부족하면 수사 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사건이 산적한 가운데 경찰관 수가 부족하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다고 판단된 사건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실종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서를 찾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장기화되는 사례도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제주 장기 실종 사건처럼 허위 종결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미해제 상태였던 성인 실종 사건 765건 가운데 441건은 올해 7월 말까지도 해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고 시기와 관계없이 수십 년간 누적된 성인 실종 미해제 사건은 같은 시점 기준 6605건에 달한다.

전담팀이 없는 경찰서에서는 강력·형사팀이 실종 사건까지 맡으면서 업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 단일 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줄고 장기 실종자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도 어려워질 수 있다. 경찰의 실종 수사 인력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종 수사 인력을 현저히 증원하기는 쉽지 않다. 경찰은 이미 수사 분야 전반에서 인력이 넉넉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 수사관 1인당 접수 사건 수는 133.8건으로, 2020년 108.4건보다 23.4% 증가했다. 게다가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의 수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가뜩이나 수사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실종 수사 인력만 추가 배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이 한정된 인력으로 증가하는 신종 신고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현행법상 18세 미만 아동, 장애인, 치매 환자 등에 대해서만 발송하는 '실종 경보 문자'를 성인 실종 사건에도 제한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꼽힌다. 시민 제보를 최대한 활용해 수사력을 보완하자는 의견이다. 실제 실종 경보 제도 도입 이후 지난달까지 총 1만2349명에 대해 실종경보문자가 발송해 1만2289명(99.5)이 발견됐다. 경보문자를 본 시민 제보가 실제 발견으로 이어진 사례도 2848명(23.2%)으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실종 신고 #경찰 인력 #실종 사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