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SK이노, 2.6% 희석보다 무서운 자회사 부담…주주보호책 필요"
[파이낸셜뉴스] 하나증권이 SK이노베이션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흡수합병을 재무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했다. 다만 과거 물적분할 과정에서 성장 자회사의 지분가치를 직접 누리지 못했던 SK이노베이션 주주가 이제는 자회사의 부진과 재무 부담을 떠안게 된 만큼 구체적인 주주 보호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27일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하며 "SKIET와 SK온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 한도를 명확히 하고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기존 주주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5일 SKIET를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흡수하기로 결정했다. SKIET 1주당 SK이노베이션 주식 0.117454주를 배정하며,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지분 53.35%에는 신주를 배정하지 않는다. 외부주주 지분만 교환하면서 발행되는 신주는 약 448만주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은 약 2.6%다.
하나증권은 합병의 핵심을 SKIET의 '유동성 리스크 차단'으로 봤다. 실제 SKIET는 올해 상반기 1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순차입금은 1조1500억원, 부채비율은 152%까지 높아졌다. 1년 내 상환·차환 대상 자금도 약 1조2500억원인 반면 현금성자산은 약 2400억원에 그친다.
합병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를 활용해 자금조달 안정성과 금융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윤 연구원은 이번 결정을 "SKIET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계열 전반의 사업·재무 리스크로 확산하기 전에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합병 발표 다음 날 SK이노베이션 주가가 11% 급락한 것은 2.6%의 지분 희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SKIET의 추가 손실과 자금 투입 가능성, PRS 관련 차액정산 및 주식매수청구 부담에 더해 향후 SK온 외부지분 10.67% 정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금 부담이나 추가 희석 가능성까지 반영됐다는 것이다.
특히 하나증권은 기존 주주와 자회사 사이의 이해관계에 주목했다. SK온과 SKIET 물적분할 당시 SK이노베이션 주주는 신설법인 주식을 받지 못했고, SKIET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도 중복상장 할인으로 모회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반면 현재는 SKIET의 사업 부진과 재무 위험을 신주 희석과 자금 부담 형태로 다시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윤 연구원은 "정유·윤활기유 업황 호조로 현금흐름이 개선되더라도 자회사 지원이 우선될 경우 기존 주주의 환원 확대 기대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추가 지원 한도를 명확히 설정하고 이익 증가분을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