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헬스

모발이식에서 고압산소치료가 드래곤볼의 '선두'에 비교되는 이유 [김진오의 탈모탈출]

김현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모발이식 수술에서 고압산소치료는 수술 후 이식 모낭의 생착과 모낭 채취 부위의 회복을 돕는다. /사진=셔터스톡
모발이식 수술에서 고압산소치료는 수술 후 이식 모낭의 생착과 모낭 채취 부위의 회복을 돕는다. /사진=셔터스톡

[파이낸셜뉴스] 만화 드래곤볼에서 탐나는 것은 체력과 상처를 완전히 회복시켜주는 묘약 '선두'다. 손오공은 온몸이 망가질 때까지 싸우고도 선두를 먹으면 다시 일어난다. 수술을 하다 보면 선두가 떠오를 때가 있다. '이 기술을 써도 과연 환자가 버텨줄 수 있을까? 선두만 있다면 가능할 텐데' 하는 순간이다.

'고밀도 모발이식', 손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모발이식을 할 때 대게 환자는 한 번에 많이 심기를 원한다. 의사도 눈에 보이는 변화를 충분히 만들어주고 싶다. 그렇지만 의사는 모낭을 더 심었을 때 수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

이식한 모낭에는 한동안 독립적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다. 이식한 직후에는 주변 조직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버티고, 이후 새로운 미세혈관이 연결되면서 자리를 잡는다. 이 때문에 혈관이 새로 연결되는 시기인 수술 직후 며칠의 환경이 중요하다.

많이 심는다는 것은 촘촘한 간격으로 모낭을 이식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식모 간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깝거나 깊으면 기존의 미세혈관이 손상될 수 있고, 한정된 혈류 안에서 더 많은 모낭이 살아남아야 한다. 고밀도 이식이 단순히 촘촘하게 심는 손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 이유다.

비절개 방식으로 수술할 때는 후두부 회복도 생각해야 한다. 모낭 수천 개를 채취하면 수천 개의 상처가 동시에 회복돼야 한다. 이전 수술로 흉터가 남은 두피, 피부가 단단하고 얇은 두피, 흡연이나 당뇨로 상처 회복이 느린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좋은 결과를 향해 적극적으로 수술하면서도 두피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읽는 것. 모발이식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은 어쩌면 이 경계를 판단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수술 후 '고압산소치료'로 염증 조절... 상처 회복에 도움

과거에는 수술 후 회복 기간을 기다리는 과정으로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회복도 수술의 일부로 다룬다. 수술 전 염증을 조절하고, 모낭이 몸 밖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상처 회복을 방해하는 조건을 미리 확인한다. 수술 후 두피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고압산소치료도 그 연장선에 있다.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면 높은 압력으로 인해 혈장에 녹는 산소량이 늘어난다. 이렇게 증가한 산소는 혈류가 충분하지 않은 조직에도 전달된다. 수술 직후의 염증을 조절하고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상처 회복을 돕는다.

모발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가려움과 모낭염이 적었다. 이식 후 일시적으로 빠지는 모발도 줄었다. 현재 확인된 장점은 수술 직후 모낭과 두피가 가장 불안정한 시기를 보다 편안하게 지나도록 돕는 데서 특히 뚜렷하다.

고압산소치료가 만들어주는 회복의 여유는 의사의 수술 계획에도 영향을 준다. 넓은 탈모 부위를 한 번에 교정하는 대량이식, 좁은 부위에 충분한 밀도가 필요한 수술, 혈관 분포가 불규칙한 흉터 부위의 재수술에서는 모낭을 심는 기술만큼 수술 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이 필요하다.

밀도를 낮추거나 수술을 나누어서 해야 할지 고민되는 상황에서도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한다면 계획을 더 적극적으로 세울 수 있다. 해당 치료는 이식부에서 모낭이 새로운 혈액 공급을 확보할 때까지 필요한 산소를 보완하고, 채취부에서는 수많은 미세한 상처가 함께 회복하는 과정을 돕는다. 많이 심는 기술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라면, 회복시키는 기술은 그 힘을 끝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손오공을 강하게 만든 것은 필살기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한계까지 싸운 뒤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준 선두가 있었다. 모발이식도 심는 순간의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수술 후 두피와 모낭이 제대로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할 때, 의사는 자신이 가진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김진오 원장
김진오 원장

/ 김진오 뉴헤어모발성형외과 대표원장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드래곤볼 #모낭 #선두 #고압산소치료 #모발이식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