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14평 월세도 100만원…전세는 멸종, 부르는 게 값"
노도강 아파트 평당 전세값 2000만원 육박
외곽 월세가격도 치솟아...탈서울 심화할 듯
[파이낸셜뉴스]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아파트 전세 매물이 급감한 가운데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덩달아 월세까지 치솟으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진 세입자들이 서울 밖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노·도·강은 서울에서도 비교적 주거비 부담이 낮아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지역으로 꼽혀왔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전세 물량이 풍부한 데다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서울에 머물기 위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20년 전후 부동산 폭등과 임대차3법 시행이 맞물리면서 전셋값이 크게 출렁였지만, 이후 다시 회복되며 비교적 안정적인 전월세 시장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3일 둘러본 시장 분위기는 싹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데다 실거주 의무까지 적용되면서 전세를 낀 주택 매수가 어려워졌고,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도 빠르게 줄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집주인이 가격을 높여 내놓아도 계약이 이뤄지는 등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 3.3㎡(평)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노원구 1967만원, 도봉구 1699만원, 강북구 202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2~1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상승률인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노·도·강으로 향했던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그만큼 빠르게 커지고 있는 셈이다.
상계동의 A공인중개사 대표는 "현재 전세 매물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물이 워낙 귀하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전세 품귀가 이어지자 월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표는 상계주공3단지 10평대 후반~20평대 초반 중소형 평형을 언급하며 "과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60만 원 수준이던 매물이 현재는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70만~80만 원까지 올랐다. 최근엔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100만 원에 올려달라고 한 임대인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 매물 부족 현상에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았던 강북 지역에서도 고가 월세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25일 노원구 상계동 벽산아파트 46㎡(전용면적)는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00만 원에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해당 단지에서 같은 면적의 월세가 100만 원을 기록한 건 처음이다.
또 도봉구 창동주공3단지(해등마을) 41㎡(전용면적)은 지난 7월30일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100만 원에 계약됐다. 같은 평형은 지난 5월8일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75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특히 지난 6월25일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84㎡(전용면적)에서는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310만 원짜리 계약이 나오기도 했다. 강남에서 주로 보이는 고액 월세가 강북 지역까지 확산한 셈이다.
전세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월세마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 거주를 희망하는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서민층을 중심으로 경기 등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mail protected] 안가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