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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진에 CB 투자자 '엑시트'…코스닥 기업 현금상환 비상 [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 부진이 메자닌(주식연계채권) 시장의 '현금상환 압력'으로 번지고 있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밑돌자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 대신 원리금을 돌려받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면서다. 우량채로 투자수요가 쏠려 비우량 기업의 차환 여건마저 녹록지 않은 가운데 CB 상환을 위한 현금 확보가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타케어가 지난해 9월 발행한 3년 만기 사모 CB 100억원에 대해 투자자들이 전액 풋옵션을 행사했다. 조기상환 청구비율은 100%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주당 1815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1300원선에 머물고 있다. 표면이자율은 연 4%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 대신 원리금 회수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케어는 다음달 25일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반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6억원에 그친다. 해당 CB는 유한회사 위시본과 펀드 등이 인수했다.

휴맥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3월 발행한 5년 만기 24회차 CB 100억원 전액에 대해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했다. 당초 만기는 2030년 3월이지만 발행 약 1년 반 만에 투자금 전액이 조기 회수되는 셈이다.

휴맥스의 전환가액은 주당 8632원으로 현재 주가 5500원선을 크게 웃돈다. 휴맥스는 다음달 11일 자기자금으로 원금과 이자를 합한 104억5852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투자자는 시너지아이비 상생혁신 신기술투자조합 등 시너지아이비투자 계열 4개 조합이다. 상환 이후 CB는 한국예탁결제원 등록채권에서 말소돼 잔액이 남지 않는다.

풋옵션을 통한 자금 회수 움직임은 다른 코스닥 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로디지탈과 우양은 대상 CB의 조기상환 청구비율이 각각 100%에 달했고 롯데관광개발도 50%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못한 기업을 중심으로 메자닌 투자자들의 '엑시트'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손오공은 풋옵션 전액 행사는 아니지만 만기를 앞당긴 현금상환이 이미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발행한 3년 만기 11회차 CB는 당초 200억원 규모다. 전환가액은 주당 3305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1800원선에 머물고 있다. 표면이자율은 연 2%다.

손오공은 지난달 23일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보유한 CB 각각 10억원씩 총 20억원을 만기 전에 취득했다. 원금과 이자를 합쳐 20억7929만원을 지급했다. 회사는 취득 사유를 '사채권자와의 협의에 의한 중도상환'이라고 밝혔다. 풋옵션 행사에 따른 상환은 아니지만 2028년 6월 만기를 약 2년 앞두고 현금 유출이 발생한 것이다.

취득 후 해당 CB 잔액은 150억원이다. 반면 손오공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유동금융자산은 약 77억원으로 남은 CB의 절반 수준이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밑도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향후 풋옵션 행사나 추가 중도상환 여부가 유동성 부담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문제는 메자닌 투자자들의 엑시트가 비우량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와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CB는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면 투자자가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발행사의 상환 부담이 사라진다. 반대로 주가가 전환가액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자는 주식 대신 원리금 회수에 나설 유인이 커진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장기자금으로 활용했던 CB가 풋옵션 행사와 동시에 단기간에 갚아야 할 현금 부담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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