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채권

기준금리 3%로 올렸는데 국고채 금리는 전구간 하락…왜?[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27일 공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 21개의 점 중에 3.25%에 10개, 3.50%에 6개, 3.00%에 5개가 분포했다. 연합뉴스 제공.
27일 공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 21개의 점 중에 3.25%에 10개, 3.50%에 6개, 3.00%에 5개가 분포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올렸지만 국고채 금리는 전 만기 구간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연 3.00%로 올라섰는데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6bp 넘게 떨어졌다. 시장이 금리 인상 자체보다 두 차례 연속 인상 이후 한국은행이 향후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에 더 크게 반응한 결과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리 하락을 추세적인 강세 전환보다는 추가 인상 속도 조절에 따른 안도 랠리로 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하락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1bp 떨어진 연 3.755%에 장을 마쳤다. 10년물도 5.0bp 하락한 연 4.238%에 마감했다. 1년물과 2년물은 각각 1.4bp, 7.3bp 내렸고 5년물과 20년물도 각각 5.9bp, 7.4bp 떨어졌다.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25bp 인상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2.75%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 즉 채권가격 하락 요인이다. 하지만 이날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금통위 직후에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약 8bp 급등하며 인상 충격을 반영했지만 통화정책방향문과 기자회견을 소화하면서 방향을 틀었다. 결국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6.1bp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75%에서 3.0%로 7월에 이어 연속 인상했다"면서도 "금리 인상 직후 약세를 보였던 채권시장은 기자회견이 비둘기파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강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을 안심시킨 핵심은 한국은행이 강조한 '선제적 대응'과 향후 인상 속도였다. 한국은행은 이번 통방문에서 기존의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점도표도 시장의 긴장을 낮췄다. 총 21개의 점 가운데 3.25%가 10개로 가장 많았고 3.50% 6개, 현 수준인 3.00%도 5개였다. 중간값은 3.25%였다.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만큼 향후에는 인상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배경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연속 인상 결정에 비해 통방문과 점도표 등은 비둘기적이었다"며 "향후 6개월 점도표 중간값이 3.25% 수준으로 제시되면서 앞으로는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보일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금리도 금리 인상 결정 직후 상승 압력을 보였지만 소수의견과 점도표 등을 확인하면서 하락 전환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총재도 이번 연속 인상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기 위한 조치'로 설명했다. 물가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기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해 경제에 미치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두 차례 연속 인상 이후에는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시장 반응을 "'인상'에 놀라고 '선제적'에 안심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국채 금리는 인상 속도 조절 기대로 하락했지만 경기 확장 국면의 초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은행의 경기·물가 판단은 여전히 매파적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내년은 2.1%에서 2.9%로 대폭 높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올해 2.7%, 내년 2.3%로 유지했지만 근원물가는 올해와 내년 모두 2.5%로 높였다. 견조한 성장과 수요측 물가 압력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미다.

증권가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도 엇갈린다. KB증권은 11월 한 차례 추가 인상해 3.25%에 도달한 뒤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반면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은 최종 기준금리를 3.50%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국고채 전 구간의 강세를 추세적인 금리 하락의 시작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연구원은 "단기적인 금리 하락을 추세적인 강세 전환보다는 금리 상승의 속도 조절 과정으로 판단한다"며 연말 국고채 3년물 금리 전망을 3.90%로 유지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증권가 #한국은행 #금리 인상 #국고채 금리 #기준금리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