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암' 췌장암에 새 길...생존기간 2배 늘린 '먹는 신약' 美승인
美 FDA '라손큐' 승인
난공불락 'KRAS' 직접 공략
정맥주사 대신 매일 알약으로 복용
[파이낸셜뉴스] 치료가 어려운 암 중 하나인 췌장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기존 항암치료보다 약 2배 늘린 먹는 치료제가 미국에서 승인됐다. 암세포 증식의 핵심인 'KRAS'를 직접 공략하는 표적치료제로,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던 췌장암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레볼루션 메디슨스가 개발한 경구용 췌장암 치료제 '라손큐'(Rasonque·성분명 다락손라십)를 승인했다.
기존 치료 경험이 있는 전이성 췌장암 성인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다락손라십 투여군의 생존 기간 중앙값은 13.2개월로 나타났다. 기존 항암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의 6.7개월과 비교하면 거의 2배다.
다락손라십은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 'KRAS'를 표적으로 삼는다. KRAS는 변이가 생기면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해 췌장암을 비롯한 여러 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오랫동안 약물로 공략하기 어려운 표적으로 여겨졌다.
다락손라십은 KRAS가 만드는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해 암세포 성장을 차단한다. 임상 3상 책임연구자인 브라이언 월핀 다나파버 암연구소 헤일 가족 췌장암연구센터 소장은 "과거 치료법과 크게 다른 점은 질병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기전을 직접 겨냥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수 시간 동안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항암 화학요법과 달리 매일 알약으로 복용할 수 있어 환자의 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
WP는 "올해 초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결과가 공개되자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보냈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자드 차후드 올랜도헬스 암연구소 최고과학·혁신책임자는 이를 췌장암 환자들에게 "판도를 바꾸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전이가 진행된 뒤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는 약 14%에 불과하다. 현재 다락손라십을 폐암에 적용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어 다른 암으로 치료 영역이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