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두 차례 나포에도 가자행 강행..."여권 반납 명령 정당"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활동가 김아현씨 취소청구 기각..."출국 후에도 반납명령 가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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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자지구로 향하다 이스라엘군에 두 차례 나포·체포된 평화활동가가 외교부의 여권반납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이미 출국한 사람에게도 여권 반납을 명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이날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반납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없고 처분사유도 인정되며, 김씨의 거주·이전의 자유가 제한되더라도 비례의 원칙에 반하지 않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가자로 향하는 천개의 매들린 호'(TMTG)라는 국제 시민연합 소속으로, 지난해 9월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단에 탑승했다가 같은 해 10월 이스라엘 해군에 나포·구금된 뒤 추방돼 귀국했다. 김씨는 귀국 3개월 만인 지난 1월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올봄 다시 가자지구로 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3월 11일 구호선단에 합류할 목적으로 프랑스로 출국했다. 외교부장관은 3월 20일경 김씨가 이미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같은 달 25일 여권법 제19조 제1항 제2호를 근거로 통지서 도달일로부터 7일 이내에 여권을 반납하라고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 5월 2일께 TMTG가 항해를 포기하자 이탈리아 시라쿠사에서 자유선단연합 소속 구호선단으로 갈아타 터키로 이동했다. 가자지구로 항해하던 김씨는 지난 5월 20일 이스라엘군에 체포됐고, 이틀 뒤 태국을 거쳐 귀국했다. 처음 나포된 지 7개월, 여권 반납을 명령받은 지 두 달 만이었다.

김씨 측은 여권법 해석상 이미 출국한 사람에게 여권반납명령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권법 제19조 제1항 제2호는 여권 명의인이 여권 발급 후 제12조 제1항 제4호 가목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반납명령 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 반납명령 시까지 출국 전일 것을 따로 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며 "처분 시점에 대상자가 이미 출국한 상태라 하더라도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나포·구금된 지 5~6개월 만에 다시 항해를 시도할 경우 이스라엘군에 재차 나포되는 등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컸다고 봤다.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차례로 짚었다. 특히 이미 출국한 김씨의 가자지구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조치였던 만큼, 다른 간접적·우회적 조치만으로는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어렵다고 본 외교부장관의 예측판단이 최대한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가진 인도주의적 신념과 그에 따른 행동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생명권은 모든 기본권의 전제가 되며 인간의 존엄과 마찬가지로 헌법 최고의 가치이므로 국가는 그에 대한 보호의무를 특별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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