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노른자 땅 기대했는데... 입구서부터 '악취'가 덮쳤다[르포]
강남 탄천 물재생센터 내부 취재
역과 5분 거리, 악취는 개선과제
대지 면적은 헬리오시티보다 넓어
"주택 공급 전 인프라 개선 먼저"
국회의사당엔 근조화환도 등장
[파이낸셜뉴스] 27일 서울 강남 탄천 물재생센터.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역과는 5분 거리로 가까웠지만 향후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확실히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비가 오거나 저기압일 때는 냄새가 더 심하다"라며 "오늘은 냄새가 많이 나는 편은 아니다"고 귀띔했다.
■'뜨거운 감자' 탄천 물재생센터 직접 돌아보니
서울 강남 탄천 물재생센터는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반대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며 꺼내든 대안 부지다.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데다 대모산을 끼고 있고 5분 도보권에 3호선 대청역도 있어 입지 자체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직접 돌아본 센터는 예상보다 크기가 더 컸다. 대지 면적만 39만3000㎡, 한 바퀴를 도는 데 성인 남성 기준 1시간이 훌쩍 넘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대지 면적이 약 34만6570㎡인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5만㎡가량 더 큰 부지다.
재생센터 한 쪽에는 사택들이 늘어서 있었다. 센터 임직원들 가족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한 동당 10가구가 살고 있었으며 1개 층에 2가구씩 있어 널널해 보였다. 단지 한쪽에는 놀이터도 있었다.
언론사 처음으로 재생센터부지 안까지 들어가 거주자들을 인터뷰했다. 대부분 교통이 편리하다는 의견이었지만 일부는 아쉽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곳에 1년 넘게 거주했다는 임모씨는 "교통이 편해 살기는 좋다"며 "주거 공간까지는 악취가 나지 않고 주차 공간도 넓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주로 자전거를 활용해 3호선까지 이동한다. 그는 "지하철까지 5분이면 간다"며 "교통이 정말 좋다"고 했다.
■"1.3만 가구 들어오면 교통 더 복잡해질 것"
물론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와 함께 이곳에 살고 있는 30대 박모씨는 "주거 공간이 들어서려면 입구에 있는 도로 정비가 우선 돼야 한다"며 "지금은 이 도로가 너무 좁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근 대단지가 좀 있어서 (지금도) 교통이 원활하지는 않은데 1만3000가구가 들어오면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기준 물재생센터 인근에는 802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개포우성7차', 1996가구의 '디에이치자이개포', 822가구 '삼익대청아파트', 1758가구 '성원대치2단지아파트' 등 1000가구 전후 대단지들이 즐비하다. 대청역 바로 앞에 교회가 있다는 점도 교통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이번 공급 제안을 두고 강남 탄천 인근 거주자들은 비판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업계에서 '탄천 주택 공급시 청년·신혼부부 등 공공주택 우선 공급'이라는 방향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강남 탄천 인근 주민 B씨는 "용산공원만 중요하고 강남 주민은 중요하지 않냐"며 "탄천은 우리에게 힐링을 주는 공간"이라고 했다. 불만이 커지면서 이날 국회의사당역에는 이를 비판하는 근조화환도 설치됐다.
아직 이전 부지가 확정되지 않은 부분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검토되고 있는 물재생센터 이전 부지는 강남 세곡동 등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최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