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지사, 국가유산청장에 제주유산 국비 건의… 성읍마을·화석산지 지원 요청
허민 청장 제주 방문해 현장 점검
성읍민속마을 내년 국비 20억 요청
국립제주문화유산연구소 조기 추진
제주 돌담 2028년 유네스코 등재 지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가 주민 감소로 전통문화 전승이 흔들리는 성읍민속마을과 파도 침식으로 화석이 사라지는 해안 화석산지 등 국가유산 보존을 위해 정부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국립제주문화유산연구소의 조기 설립과 제주 돌담 쌓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도 국가유산청과 공동 대응한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날 제주를 찾은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만나 국가유산 보존·활용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과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허민 청장은 서귀포층 패류 화석산지와 만장굴, 제주돌문화공원 등 제주지역 국가유산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제주를 방문했다.
제주도가 가장 먼저 지원을 요청한 사업은 성읍민속마을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고 활성화하는 'K-민속마을 활성화' 사업이다.
제주도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총 2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세우고 내년도 국비 20억원을 요청했다. 주민과 보존회가 상설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해 보존과 관광, 주민 생활이 함께 유지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성읍민속마을은 마을 전체가 국가유산으로 지정돼 건축 행위 등에 제약을 받는다. 제주도는 정주 여건 악화와 인구 감소가 이어지면서 전통문화의 일상적 전승 기반까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의현감 행차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도 월 1회 정도 운영돼 관광상품과 연계하기 어렵다는 게 제주도의 판단이다. 위 지사는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처럼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상설공연이 열려야 여행상품으로 연결되고 관광객도 꾸준히 찾을 수 있다"며 지속적인 국가 지원을 요청했다.
제주 초가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보수 기준 마련도 건의했다. 제주 초가는 지붕에 볏짚 대신 '새'로 불리는 띠를 사용하고 벽체에는 찰흙보다 강도가 약한 화산회토를 쓴다. 제주도는 육지의 전통가옥과 다른 재료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보수 방식으로는 원형을 제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허 청장은 상설 프로그램에 대해 마을 특색을 살린 공연과 야간 미디어아트 등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제주 초가 보수도 지역 특성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마련되면 예산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472억원을 전액 국비로 투입하는 국립제주문화유산연구소 설립도 주요 건의사항에 포함됐다.
국립제주문화유산연구소는 고고·역사·보존과학·해양 등 제주 국가유산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국가기관이다. 제주시 건입동에 연면적 7000㎡ 규모로 건립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산하 지역 연구소는 전국 7개 권역에 있지만 제주에는 독립 연구기관이 없다. 제주 관련 연구는 전남 나주문화유산연구소가 맡고 있다.
위 지사는 "제주는 탐라문화라는 독자적인 문화권을 갖고 있지만 현재 호남권 연구체계에 포함돼 있다"며 탐라역사문화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국가기관의 조속한 설립을 요청했다.
허 청장은 탐라역사문화권이 법률상 별도의 역사문화권으로 구분돼 있는 만큼 제주 연구소 설립 이후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파도에 깎여 사라지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 보존에는 내년 국비 2억7000만원을 요청했다. 제주도는 해안 침식으로 떨어져 나온 화석 암석을 수습해 보존처리하고 수장고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 돌담 쌓기를 202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리는 작업에도 국가유산청의 지원을 요청했다. 제주 돌담 쌓기는 유럽 13개국이 이미 등재한 '건식 돌담 쌓기'에 제주가 참여국으로 추가되는 확장등재 방식으로 추진된다. 제주도는 지난해 9월 제주 돌담 쌓기를 도 무형유산으로 지정했다.
올해 12월 국가유산청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하고 국가유산청은 2027년 3월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허 청장은 "제주는 유네스코 3관왕에 오른 세계적인 지역"이라며 "제주 유산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위 지사는 "국가유산을 지키는 현장에는 여전히 제도와 재정의 어려움이 있다"며 "세계자연유산을 비롯한 제주 국가유산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