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많다" 中企 지원사업 대규모 칼질
사업 절반 가량 통폐합·예산 감액
4조원 절감해 핵심사업에 재투자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사업 472개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유사·중복되거나 성과가 낮은 사업을 통폐합하고 예산을 줄여 4조원을 절감한 뒤 신성장 분야 핵심 사업에 재투자한다.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등 4대 분야에서는 부처 간 협업을 통해 혁신기업에 최대 5년간 100억원 이상을 묶음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는 27일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 부처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 방안'과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중기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등 22개 부처가 운영 중인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671개, 31조원 규모다. 정부는 이 가운데 중기부 사업과 올해 신규 사업 등을 제외한 472개·25조5000억원 규모 사업을 대상으로 효율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232개 사업을 손질해 88개는 통폐합·폐지하고 144개는 예산을 감액한다. 지원 내용이 겹치거나 목적과 대상이 유사한 사업은 통합해 19개 사업을 줄이고 2조4000억원을 확보한다.
소액·나눠주기식 지원도 정비한다. 50억원 미만 소액사업 196개 가운데 53개를 줄여 1309억원을 절감한다. 성과가 낮거나 관행적으로 이어진 사업에도 구조조정을 적용한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진행한 중소기업 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83개 사업 가운데 13개는 폐지하고 31개는 감액한다. 불필요해진 관행적 사업도 18개를 폐지하고 35개 사업의 예산을 줄인다.
효율화를 통해 절감한 4조원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 지원에 다시 투입한다. 유망 중소기업에 컨설팅과 오픈바우처, 네트워킹 등을 3년간 지원하는 도약(점프업) 프로그램 예산은 올해 595억원에서 내년 1642억원으로 확대한다. 지원 대상 선정 과정에서는 매출·고용 증가율 등 성장성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한 성장 잠재력을 함께 반영한다.
박용순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은 "중소기업 지원사업이 중복된 게 너무 많다는 비판에 따라 기획예산처와 중기부가 함께 작업했다"며 "사업 신설 단계부터 기존 사업과의 유사·중복 여부를 철저히 관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동시에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등 4대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기존의 일회성 보조금 지원에서 벗어나 부처 협업을 통해 사업화·금융·수출·인력·기술개발(R&D) 등을 묶어 장기간 지원하는 방식이다.
내년부터는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300개사를 매년 발굴한다. 선정 기업에는 2년간 우선 지원한 뒤 단계별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해 3년간 추가 지원한다. 기업당 최대 5년간 100억원 이상을 지원하며, 기획예산처와 중기부는 관련 사업비 2388억원을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분야별 협업도 강화한다. 신안보 분야에서는 국방부·방위사업청 등과 연계해 전문 투자기관을 신설하고 드론 실증부대와 훈련장 등을 활용한 실증을 지원한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병원 연구자의 창업을 활성화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제약벤처 간 기술거래를 촉진한다. 기후테크와 K소비재 분야 대책도 오는 10월까지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김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