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 낮은 지자체나 민간도 부지 빌려 주택 건설 가능 [미군 반환부지 개발 속도]
부평·의정부·동두천·파주 등
공여지 반환받고도 개발 지연
매입 땐 국비 최대 95% 보조
지역 개발 활성화 속도낼듯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주한미군 공여지 장기 미반환 문제를 지적했지만 공여지를 모두 반환받고도 개발이 지연돼 방치된 부지가 대부분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토지 매입 등 초기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수도권 내 인천 부평구, 경기 의정부·동두천·파주시 등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매입 단계부터 어려움에 봉착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공공·사업자 윈윈…민간 개발 활력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여당이 미군 반환부지를 지자체 등 개발 주체에게 팔지 않고 장기간 빌려주려는 것은 사실상 '토지임대부'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지임대부는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유지한 채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토지 소유자와 개발 사업자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지를 가진 국방부나 국가 입장에서는 자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대료를 받기 때문에 서류상으로도 매각보다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소유권 이전과 등기 등의 절차와 자산 감소에 따른 우려가 사라지는 셈이다. 또 사업자 입장에서는 토지 매입을 위한 자금을 대폭 줄이는 것은 물론, 50년-100년 임차라는 점에서 당장의 책임을 나중으로 미룰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연구위원은 "임차료만 내면서 개발할 방법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여당이 최근 잇달아 발의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개발 주체는 지자체뿐만 아니라 민간도 해당된다. 미군 반환부지에서 민간 개발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여의도 랜드마크인 IFC몰은 서울의 대표적인 토지임대부 건축물이다. 서울시가 토지를 99년 임대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허용됐다.
■반환부지, '닥공'에 활용 가능성
한편 정부는 지난달 7일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자체가 공원·도로·하천 조성을 위해 미군 반환부지 토지를 매입할 때 국비 보조율을 기존 60~80%에서 60~95%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법안 개요에는 '공원·도로·하천 조성'이라는 간략한 설명이 담겼지만, 개정안을 뜯어보니 주택 건설 역시 가능하다. 해당 시행령의 제10조 '사업의 대상과 범위'에는 공원 조성이나 학교 증설뿐만 아니라 △주택건설사업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역 발전이나 활용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해 고시하는 사업이라고 명시돼 있다. 해당 시행령과 여당의 미군 반환부지 임대 추진이 정부의 '닥치고 공급'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연내 7만3000가구 이상의 추가 택지 후보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주택 공급이 될 수 있는 반환부지로는 인천 부평 캠프마켓(44만㎡) 중 D구역(22만9235㎡)을 꼽을 수 있다. A구역은 제2의료원을 건립하려 했지만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의 문턱을 수년째 넘지 못하고 있고 B구역은 인천식물원 조성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고품격 첨단 도서관과 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에서 전체 반환부지의 종합계획을 짜고 있지만 D구역은 아직 초기 단계다. 지역 관계자는 "D구역은 토지 오염 정화작업이 비교적 늦게 진행돼, 정화 과정의 변수를 살피며 개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활용 방안은 다방면으로 열려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내 반환대상 부지는 총 19.87㎢에 달하는 가운데 북부지역에 개발 지연 부지가 몰려 있다. 파주시의 캠프 에드워즈 부지엔 약 67만7525㎡ 면적에 7338가구 공급이 2022년부터 추진된 바 있다. 하남시는 캠프 콜번의 1000여가구가 포함된 복합 자족단지 개발을 위해 지난 1월 민간참여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동두천시의 경우 현재 장기간 미반환된 주한미군 공여지로 입은 경제, 사회, 재정적 피해규모를 산정하고 있다. 의정부에서는 캠프 잭슨·캠프 스탠리 부지의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공여구역 개발제한구역 해제 후 개발 시 임대주택 비율을 50%에서 35%로, 공원·녹지 비율을 25%에서 20%로 완화해 사업성을 개선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