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 가능성 51.1%"...프로파일러가 '제주 야자수숲 실종사' 자살로 안 보는 이유
[파이낸셜뉴스] 제주에서 실종된 지 104일 만에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장미란(37)씨 사건과 관련해 범죄분석 전문가가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경찰의 섣부른 사인 추정을 비판했다.
범죄분석 전문가인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지난 26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장씨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타살 가능성은 51.1%"라며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목맴사'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타살 가능성을 높게 보는 핵심 근거로 '시신 발견 장소의 이질성'과 '직전 동선의 불명확성'을 꼽았다. 그는 "의문을 해소할 핵심 지점은 장씨가 야자수 숲이라는 생소한 공간에 대한 경험치가 있느냐는 것"이라며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낯선 장소에 무작정 들어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사망 직전까지의 구체적인 이동 경로 규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의 초기 대응과 사인 규명 태도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배 프로파일러는 "현재 명확한 사실은 질식사했다는 것뿐이며, 타살이나 자살, 혹은 제3의 원인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수사기관이 자살로 처리하면 편하겠지만, 선입견을 주는 발언 대신 '변사' 정도로 신중히 접근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장기간 방치로 인한 증거 인멸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104일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며 시신에 남아 있어야 할 결정적 증거들이 상당 부분 소실됐다"며 "범죄 현장 재구성이 어려워 자칫 사인이 '불명'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실종 수사를 허위로 종결해 물의를 빚은 담당 경찰관에 대해서는 "애초에 파면됐어야 할 중대한 망동을 조직 내에서 묵인한 것"이라며 "담당 경찰관뿐만 아니라 실종팀장, 형사과장 등 지휘 라인에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밤 제주시 한림읍의 투숙처를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으며, 지난 24일 인근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치아 감정 결과 시신은 장씨로 최종 확인됐다. 발견 당시 외출복과 장신구를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으며 외상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며 마지막 행적과 정확한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