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무인기 통합 '원스카이' 엔진 제시…독자 개발 속도
47년 1만회 시운전 데이터·자체 AI '엔지니어스' 결합…개발 리스크 최소화
5500파운드급 무인기 엔진 시제 이어 스텔스 무인기·차세대 전투기 엔진 정조준
유인기 신뢰도·무인기 경제성 '선순환'…'K-항공엔진' 글로벌 주도권 확보
[파이낸셜뉴스] 유·무인 복합체계(MUM-T)가 미래 전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인기와 무인기를 아우르는 독자 항공엔진 개발 로드맵 '원 스카이(One Sky)'를 공식화했다. 47년간 축적한 설계·제조 인프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엔진 개발 주기와 비용을 대폭 줄이고, 무인기 엔진에서 확보한 양산 기술을 차세대 유인기 엔진에 이식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방위산업의 마지막 기술 장벽으로 꼽히는 '한국형 전투기 독자 엔진' 자립과 글로벌 무인기 엔진 시장 선점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7일 전남 여수시에서 열린 '가스터빈 심포지엄 2026'에서 유·무인기 통합 항공엔진 개발 패러다임인 '원 스카이'를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특별강연에 나선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은 고성능 유인 무기체계 중심의 '레거시 엑설런스(Legacy Excellence)'와 신속성·경제성을 앞세운 무인기 엔진 '뉴 스카이(New Sky)'의 상호 기술 융합을 강조했다. 최근 유럽 및 중동 분쟁을 통해 저비용 드론·무인기가 고가 전략자산을 무력화하는 교환비 전술이 확산함에 따라, 다량의 항공 엔진을 합리적인 단가로 신속히 양산하는 능력이 미래전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반세기에 걸쳐 축적한 방대한 엔진 데이터와 제조 역량을 핵심 무기로 제시했다. 1만 회 이상의 엔진 시운전을 통해 1000건 이상의 설계·공정 결함을 해결한 경험과 3만5000여 개에 달하는 항공엔진 소재 데이터베이스(DB)를 자체 개발 AI 모델인 '엔지니어스(En-genius)'에 학습시켰다. 엔진 시험 실패 시 발생하는 수십억 원의 비용과 수개월의 개발 지연을 AI 시뮬레이션 및 3D 프린팅 기술로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미국과 베트남 등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와 스마트팩토리를 결합해 품질·비용·납기(QCD) 전반의 관리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엔진 파이프라인 국산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저피탐 무인 편대기용 5500파운드(lbf) 터보팬 엔진과 중고도 무인기용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 시제를 선보인 바 있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향후 스텔스 무인기에 탑재될 1만 파운드 터보팬 엔진은 물론,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후속 및 6세대 전투기 탑재를 목표로 하는 정부 주도 '첨단 항공엔진' 개발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원 스카이 전략이 항공엔진 개발의 높은 진입 장벽과 막대한 R&D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실질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인기 엔진 양산으로 단기 수익성과 부품 신뢰도를 조기에 확보한 뒤 이를 첨단 고출력 가스터빈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선 부사장은 "47년간 축적된 기술과 경험은 정답지를 알고 설계도를 그리는 것과 같다"며 "축적된 데이터와 첨단 AI 기술을 융합해 대한민국이 미래 항공시장의 뉴 스카이 시대를 주도할 수 있도록 개발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