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OPEC에서 베네수엘라 빼낼 수도...새 석유 연합 추진
베네수엘라 석유 차지한 美, 현지 유전 확보 모색
美 자본으로 베네수엘라 유전 개발해 美에 공급
계획 실행하려면 OPEC 할당량 제도 해결해야
창립 회원 베네수엘라, 美 입김에 OPEC 탈퇴 검토
[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 미국의 습격 이후 석유 개발 분야에서 미국에 협조 중인 베네수엘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고 미국에 유전 지분을 내준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2019년부터 회원국 감소를 겪고 있는 OPEC의 위상은 창설 회원국인 베네수엘라까지 빠지면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유전에 장기간 접근할 수 있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해당 계약이 곧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며 미국 기업이 지정된 베네수엘라 유전을 개발하면, 생산량의 일부를 미국에 공급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유전을 입찰 방식으로 임대하는 방식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협상 대상에 오른 유전은 최소 17개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나포한 미국은 현재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양국은 석유 개발 분야에서 논의할 문제가 많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에서 석유가 가장 많이 매장된 국가지만 대부분이 아스팔트 등 산업 자재로 쓰이는 중(重)질유다. 지난해 석유 매장량 세계 8위였던 미국에서는 휘발유 등의 재료로 쓰는 경질유가 주로 나온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중질유를 사 와야 한다. 과거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중질유를 얻기 위해 현지 투자를 이어갔으나, 베네수엘라에서 1999년부터 마두로까지 이어진 좌파 정부 집권기에 대부분 철수했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손에 넣은 미국은 회원국에게 생산량을 할당하는 OPEC 체제에서 베네수엘라를 빼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으로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자본을 바탕으로 석유 생산을 늘리려면 OPEC의 할당량 제도를 극복해야 한다.
관계자는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과 OPEC 탈퇴안을 논의했으며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베네수엘라 공보부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일부 당국자가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연대를 통해 OPEC의 영향력을 대폭 축소할 '석유 강국'의 탄생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유전 개발 및 OPEC 탈퇴 계획이 성공할 경우, 이란 전쟁으로 올라간 미국 내 석유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OPEC 입장에서는 1960년 '창설 멤버'이자 남미의 유일한 회원국인 베네수엘라마저 탈퇴하게 되면 위신에 문제가 생긴다. 이미 OPEC에서는 2019년 1월 카타르를 시작으로 2020년 1월 에콰도르, 2024년 1월 앙골라에 이어 올해 5월엔 아랍에미리트연합(UAE)마저 탈퇴했다. 올해 6월에는 이라크도 OPEC의 산유량 할당에 누적됐던 불만을 표시하며 탈퇴를 시사했다.
현재 OPEC 회원국은 11개국에 불과하다. 외신들은 석유 가격을 담합하던 OPEC 체제가 약해지면 2020년처럼 공급과잉에 따른 유가 하락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