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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안법 시행… 제주 감귤·월동채소 '가격안정제' 들어갈까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가격 급락 땐 차액 일정부분 지원
파종·정식 단계부터 재배면적 관리
시·도 수급계획 국가계획에 반영
9월초 대상품목·지급비율 첫 심의
제주 감귤·월동채소 포함 여부 관심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 농민들이 농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27일부터 개정 농안법이 시행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생산자단체가 파종·정식 단계부터 재배면적과 공급량을 관리하고 가격이 기준 이하로 크게 떨어질 경우 차액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농산물가격안정제가 도입됐다. /사진=뉴스1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 농민들이 농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27일부터 개정 농안법이 시행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생산자단체가 파종·정식 단계부터 재배면적과 공급량을 관리하고 가격이 기준 이하로 크게 떨어질 경우 차액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농산물가격안정제가 도입됐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농산물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크게 떨어지면 국가가 하락분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농산물가격안정제가 법적 근거를 갖고 시행되면서 제주 감귤과 월동채소가 지원 대상에 포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개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이 전날인 27일부터 시행됐다.

개정법의 핵심은 선제적 수급관리와 농산물가격안정제다. 농산물이 시장에 나온 뒤 가격 급등락에 대응하던 방식에서 생산에 들어가기 전부터 적정 재배면적과 공급량을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한다.

앞으로 지방정부는 지역별 농산물 수급관리계획을 수립한다. 농식품부는 이를 토대로 생산자단체가 참여하는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요·공급 전망과 재배면적 목표, 안정적인 생산·공급 지원방안을 담은 국가 농산물 수급계획을 매년 마련한다.

시·도 수급관리계획, 국가 농산물 수급계획, 시·도 실행계획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주요 산지의 생산계획이 중앙정부의 수급정책과 직접 연결되는 셈이다.

제주에서는 감귤과 월동채소 등 주요 농산물이 새 수급관리 체계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특정 품목이 가격안정제 대상이 되면 정부가 정한 기준가격보다 시장 평균가격이 내려갈 경우 차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모든 농산물이 자동으로 지원 대상에 들어가는 구조는 아니다.

어떤 농산물이 대상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9월 초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어 대상품목과 차액 지급비율 등 핵심 운영기준을 심의한다. 심의 결과를 반영한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별도로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 감귤농가에서 농민이 감귤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초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어 가격안정제 대상품목과 차액 지급비율을 결정할 예정으로, 제주 감귤과 주요 월동채소가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제주감귤농협 제공
제주 감귤농가에서 농민이 감귤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초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어 가격안정제 대상품목과 차액 지급비율을 결정할 예정으로, 제주 감귤과 주요 월동채소가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제주감귤농협 제공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제주 감귤이나 당근·양배추·브로콜리·월동무 등 월동채소가 국가 가격안정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대상품목 선정 결과에 따라 제주 농가에 미치는 효과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격안정심의위원회는 농식품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모두 15명으로 구성된다. 품목별 생산자단체 관계자가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 참여하도록 해 농업 현장의 의견을 제도에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가격안정제에 앞서 수급을 안정시키는 장치도 강화된다. 기존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는 자문 성격에서 주요 수급정책을 심의하는 법정위원회로 개편된다. 생산자단체 참여도 확대해 재배면적과 출하시기 등 실제 생산 현장의 수급조절 기능을 높인다.

농산물 안정 생산·공급 지원사업과 시·도 농산물 수급관리센터를 운영할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계약재배도 강화된다. 개정법은 계약생산과 계약출하 등을 '계약거래'로 명확히 규정하고 시행계획 수립과 수급조절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비축농산물 관리 방식도 달라진다. 비축사업을 위탁받은 기관은 비축용 농산물 관리·운용계획을 수립하고 공급 이후 판매실적과 사업성과까지 점검해야 한다.

농업관측 범위에는 생산뿐 아니라 소비 분석도 확대된다. 생산량과 소비 흐름을 함께 파악해 공급 과잉을 사전에 줄이겠다는 취지다.

제주 월동채소 농경지. 개정 농안법은 지방정부가 지역별 수급관리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국가 농산물 수급계획과 연계하도록 해 생산 단계부터 재배면적과 공급량을 관리하는 체계를 강화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공
제주 월동채소 농경지. 개정 농안법은 지방정부가 지역별 수급관리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국가 농산물 수급계획과 연계하도록 해 생산 단계부터 재배면적과 공급량을 관리하는 체계를 강화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공

제주 농업에서 관심이 큰 대목은 가격안정제가 기존의 사후 시장격리 중심 수급대책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느냐다.

개정 농안법은 정부와 지방정부, 생산자단체가 파종과 정식 단계부터 적정 생산량을 관리하도록 제도화했다. 과잉생산이 예상되면 재배면적을 조정하고, 생육과 저장·출하 단계까지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이다.

가격안정제는 이런 선제적 수급관리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기준 이하로 떨어졌을 때 작동하는 마지막 안전망 성격을 갖는다.

제주도 역시 앞으로 지역 농산물 수급관리계획을 통해 품목별 생산면적과 출하시기, 수요·공급 전망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제주에서 생산 비중이 높은 품목의 수급자료와 생산자단체의 참여 정도가 국가 수급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해질 수 있다.

특히 9월 초 첫 가격안정심의위원회에서 어떤 품목이 선정되는지가 첫 시험대다. 감귤과 주요 월동채소가 포함될 경우 제주 농가에는 가격 급락에 대응하는 새로운 국가 안전망이 추가될 수 있다. 반대로 대상에서 빠질 경우 제주 농업의 품목 특성을 국가 가격안정제에 어떻게 반영할지 후속 논의가 필요해진다.

서준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종합적 수급관리체계와 농산물가격안정제 도입을 통해 농가는 안심하고 농사를 짓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농업에 미칠 실질적인 영향은 9월 초 공개될 대상품목과 기준가격 산정방식, 차액 지급비율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가격이 떨어진 뒤 얼마나 지원할지뿐 아니라 생산 단계에서 제주도와 생산자단체가 재배면적과 출하량을 얼마나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느냐도 새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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