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 레버리지 ETF 역상륙 막아라" 日금융청, 판매 제동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금융청이 미국에서 상장이 추진되는 키옥시아·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개별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역상륙' 차단에 나섰다. 일본에서 허용하지 않는 고위험 상품이 미국을 거쳐 자국 투자자에게 판매되면 특정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의 가격 형성이 왜곡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금융청은 전날 금융상품거래업 관련 질의응답(Q&A)을 개정하고 해외에서 설정된 일본 개별주 레버리지 ETF를 일본에서 판매하는 것은 "공익상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증권사 등에 해당 상품을 취급하지 말라고 사실상 경고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자산운용사들이 일본 주요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 출시를 잇달아 추진하자 나온 선제 대응이다.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와 프로셰어즈, 타이달파이낸셜그룹 등 미국 운용사 5곳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키옥시아 주가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상장 승인을 신청했다. 도요타와 소니그룹, 소프트뱅크그룹 주가에 연동되는 상품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또는 3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주가가 오르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할 때 손실도 배로 커진다. 운용사가 수익률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기초주식을 반복적으로 사고파는 과정에서 주가 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은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허용하지만 개별 기업 주가에 연동되는 상품의 국내 상장은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해외에서 승인된 ETF는 운용사가 일본 금융당국에 신고하고 정보공개 등의 절차를 거치면 '외국 투자신탁'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 미국 운용사가 일본에서 만들 수 없는 상품을 미국에 상장한 뒤 다시 일본에 판매할 수 있는 우회로가 있었던 셈이다.
실제로 키옥시아 레버리지 ETF를 추진하는 매슈 터틀 터틀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SEC 승인을 받으면 일본 당국에 상품 판매를 신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금융청은 이번 Q&A 개정을 통해 이 같은 역상륙 가능성에 명확히 제동을 걸었다.
한국 시장의 급격한 변동도 일본 당국의 경계심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지난 5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뒤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몰리면서 관련 종목 주가가 급등락했다. 이에 한국 금융당국은 거래에 필요한 예탁금을 올리고 신규 상장을 일시 중단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섰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