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무너지면 어쩌려고"…코스피 '빚투' 40% 삼켰다 [증시는 왜]
한 달 새 코스피 신용 3.4조 급증…삼성전자·SK하이닉스서 1.36조 늘어
예탁금은 5.2조 감소…반도체 쏠림에 "조정 땐 시장 전체 수급 부담"
[파이낸셜뉴스] 증시 대기자금은 줄어드는데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는 늘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늘어난 신용거래융자의 4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반도체 대장주가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가운데 개인의 '빚투'까지 두 종목으로 몰리면서 주가 조정 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피 '빚투' 증가분 절반 가까이가 삼전닉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1024억원으로 지난달 31일 28조9350억원보다 4조1674억원(14.4%)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는 22조8406억원에서 26조2469억원으로 3조4063억원 늘었다. 코스닥은 6조944억원에서 6조8554억원으로 7610억원 증가했다. 전체 신용 증가액의 81.7%가 코스피에서 발생했다.
종목별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신용이 몰렸다. 삼성전자의 신용잔고 금액은 지난달 31일 4조4645억원에서 이달 26일 5조6015억원으로 1조1370억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4조5214억원에서 4조7430억원으로 2215억원 늘었다.
두 종목의 신용잔고 증가액은 1조3586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증가액의 39.9%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수백개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이 신용 증가액 10원 중 4원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최근 코스피 상승 자체가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신용 쏠림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등의 폭은 넓었으나 지수 상승은 사실상 반도체 단일 업종의 결과물"이라며 "수익률 기준으로 대부분 업종이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시가총액 기여도로 보면 반도체가 지수 상승의 대부분을 설명하고 나머지 업종의 기여는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으로 큰 수익을 본 투자자든 손실을 본 투자자든 레버리지 투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고 해도 금융시장의 자금이 특정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되면 다른 기업의 투자 유치나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예탁금 5조 빠질 때 빚투 4조 늘어
증시 주변자금은 신용융자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달 말 104조1354억원이던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6일 98조9177억원으로 5조2178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융자 잔고는 4조1674억원 늘었다. 증시 대기성 자금은 줄어든 반면 빌린 돈을 활용한 투자는 확대된 셈이다.
이달 들어 신용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지난 3일 27조4439억원이던 신용융자 잔고는 26일 33조1024억원으로 5조6585억원 불어났다.
삼성전자는 주가가 급락한 뒤에도 신용잔고가 증가했다. 지난 21일 27만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24일 25만6000원으로 5.2% 하락했다. 하지만 신용잔고 금액은 24일 5조1219억원에서 26일 5조6015억원으로 이틀 만에 4796억원 늘었다.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 신용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무너지면 빚투가 '부메랑'
신용거래는 주가가 오르면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하락하면 손실도 커진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증권사가 정한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추가 담보를 납부해야 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신용 쏠림에 따른 충격이 개별 종목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급락으로 담보 부족에 처한 투자자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보유 종목을 매도하면 반도체에서 시작된 매도 압력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도주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상승장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현금뿐 아니라 신용까지 한쪽으로 집중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지금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신용이 쌓인 상황에서 반도체가 크게 무너지면 담보 부족을 메우기 위해 다른 보유 주식까지 처분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