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주총 '제3의 표' 어디로…한화·LG 선택에 쏠린 눈 [fn마켓워치]
9·9 임총 앞두고 박유경 후보 지지 요청
"우호주주 아니라면 독립 감사위원 지지해야" 압박
원아시아 690억 투자 의혹 재점화…감사위 독립성 쟁점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다음 승부처로 한화와 LG화학이 떠오르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가 오는 9월 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두 회사에 직접 주주서한을 보내 독립 감사위원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하면서다.
특히 한화와 LG화학이 그동안 최윤범 고려아연 이사 측의 '우호주주'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온 점을 파고들었다. 이번 감사위원 선임에서 어떤 표를 던지느냐가 두 회사의 중립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영풍·MBK는 고려아연 주요 주주인 한화와 LG화학에 주주서한을 보내 9·9 임시주총에서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박유경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영풍·MBK는 이번 표결을 단순한 경영권 대결이 아닌 '감사위원회 독립성' 문제로 끌어올렸다. 한화와 LG화학이 최 이사 측 우호주주가 아니라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위원을 지지하는 것이 기존 입장과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서한이 사실상 두 주주를 공개적인 선택의 무대에 올려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는 만큼 일반 이사 선임과 표 계산도 다르다. 한화와 LG화학의 선택이 이번 표대결의 주요 변수로 부상한 배경이다.
실제 영풍·MBK는 최근 고려아연을 둘러싼 각종 조사와 투자 논란도 감사위 독립성이 필요한 근거로 제시했다. 증권선물위원회의 회계처리 관련 감리 조치와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해외계열사를 활용한 상호출자 구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의 등을 거론했다.
특히 최 이사 및 일가가 먼저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원아시아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자금을 활용해 후속 투자했다는 의혹을 다시 꺼냈다.
영풍·MBK에 따르면 아크미디어와 하이헷, 슬링샷스튜디오 등 3곳에 투입된 자금은 총 690억원 규모다. 상당 부분이 아직 회수되지 않았고 일부 투자기업의 재무상태도 악화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영풍·MBK는 이를 단순 투자 성과가 아닌 이해상충 여부를 따져야 할 사안으로 규정했다. 관련 의혹에도 현 감사위원회가 자금 흐름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결국 이번 임총의 관전 포인트는 감사위원 한 자리 이상이라는 평가다. 영풍·MBK가 고려아연의 투자 의사결정 문제를 지배구조 이슈로 전환하는 동시에 최 이사 측과 사업 관계를 맺어온 주요 주주들에게 독립성에 대한 선택을 요구하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영풍·MBK가 직접 지명한 인사가 아니라 공개추천과 외부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주식 리서치 업무를 약 10년간 수행한 뒤 글로벌 연기금 운용사 APG에서 약 17년간 기업 실적과 자본배분, 재무정책, 지배구조 등을 담당했다.
이같은 지적과 의혹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제기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및 감사위 독립성 문제를 정면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회사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출자자(LP)일 뿐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은 운용사(GP)가 독립적으로 수행했다"며 "객관적 근거 없이 추정과 자의적 해석을 토대로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영풍·MBK 측 감사위원 후보에 반대 의견을 낸 상황에서 과거 의혹을 다시 꺼내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의 회계 관련 지적에 대해서도 "관련 사실관계를 충분히 소명했으며 후속 절차에서도 설명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감사위원 선임은 후보 개인에 대한 찬반뿐 아니라 주요 주주들이 현 경영진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둘지를 보여주는 표결 성격도 있다"며 "한화와 LG화학의 선택에 따라 임총 이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주주 구도가 다시 해석될 수 있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