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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 제주 해상풍력 현장 조사… '어업·낚시·이익공유' 해법 찾는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림·탐라 주변 해역 어선 타고 점검
수산자원·해양환경·안전관리 조사
두모어촌계 만나 이익공유 의견 청취
정부도 어업인 이익공유 모델 추진
현장자료 토대로 정책과제 검토

고대복 제주시 한경면 두모어촌계장(왼쪽 세 번째)과 조정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네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7일 제주 해상풍력시설 주변 해역을 점검한 뒤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MI는 한림·탐라해상풍력단지 주변의 수산자원과 해양환경, 어업·낚시 이용실태와 안전관리 등을 조사하고 지역 이익공유 방안을 포함한 정책과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제공
고대복 제주시 한경면 두모어촌계장(왼쪽 세 번째)과 조정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네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7일 제주 해상풍력시설 주변 해역을 점검한 뒤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MI는 한림·탐라해상풍력단지 주변의 수산자원과 해양환경, 어업·낚시 이용실태와 안전관리 등을 조사하고 지역 이익공유 방안을 포함한 정책과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해상풍력 확대 과정에서 어업·낚시 등 기존 바다 이용과 발전사업의 충돌을 줄이고, 발전 이익을 어촌에 돌려주는 방안을 찾기 위한 현장 연구가 시작됐다. 정부가 해상풍력 입지 선정과 함께 어업인 중심의 이익공유 모델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이 제주 풍력단지 해역에 직접 들어가 수산자원과 해양환경, 안전관리 실태를 살폈다.

2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조정희 원장과 수산연구본부 연구진은 지난 27일 어선을 타고 한림해상풍력단지와 탐라해상풍력단지 주변 해역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풍력발전시설 주변에서 어업인과 낚시인이 바다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확인하고 수산자원과 해양환경 변화, 안전관리 문제 등을 점검했다.

해상풍력 확대에서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는 바다를 먼저 이용해온 어업인과 새로운 발전사업이 같은 공간을 어떻게 나눠 쓸 것인가다. 풍력발전기가 설치되면 조업·항행 환경이 달라질 수 있고 낚시객의 접근과 안전관리 문제도 발생한다. 발전사업에 따른 지역의 부담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지도 사업 수용성을 좌우한다.

정부도 이 문제를 해상풍력 정책의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해상풍력특별법 시행에 따른 계획입지 지정을 지원하면서 어업인과 생산자단체가 참여하는 이익공유 모델을 마련하기로 했다. 해상풍력 입지정보 분석과 영향조사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 현장조사가 발전시설 자체보다 '바다를 이용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한림·탐라해상풍력단지 주변에서는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인 '자켓'이 인공어초와 비슷한 기능을 할 가능성도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인공어초는 물고기와 해양생물이 모이거나 서식할 수 있도록 바닷속에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에도 해양생물이 붙고 어류가 모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실제 수산자원 증가 효과와 해양환경 변화는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한 영역이다. KMI도 이번 조사에서 인공어초 효과를 전제로 실제 현장 여건과 수산자원·해양환경 영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대복 제주시 한경면 두모어촌계장이 27일 어선에서 조정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에게 제주 해상풍력시설 주변 해역의 이용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KMI 연구진은 직접 어선에 승선해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의 인공어초 효과 가능성과 수산자원·해양환경 영향, 어업·낚시 활동과 안전관리 문제를 점검했다. /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제공
고대복 제주시 한경면 두모어촌계장이 27일 어선에서 조정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에게 제주 해상풍력시설 주변 해역의 이용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KMI 연구진은 직접 어선에 승선해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의 인공어초 효과 가능성과 수산자원·해양환경 영향, 어업·낚시 활동과 안전관리 문제를 점검했다. /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제공

낚시객 증가에 따른 안전 문제도 살폈다. 한림·탐라해상풍력 주변 해역은 낚시인들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정부 국정보고회에서도 해상풍력시설 주변의 낚시 활동 실태와 안전관리 방안을 조사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KMI 연구진은 시설 주변의 낚시·어업 활동과 선박 이용 실태를 확인하고 향후 필요한 안전관리 방안을 검토했다.

현장조사 뒤에는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어촌계 주민들을 만났다. 연구진은 고대복 두모어촌계장 등 주민들로부터 풍력시설 주변 해역 이용 과정에서 겪는 현안과 의견을 듣고 해상풍력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역 이익공유는 앞으로 해상풍력 확대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해상풍력은 국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필요한 발전원으로 꼽히지만 발전시설과 송전설비가 들어서는 지역에서는 어업권과 경관, 해양환경, 주민 수용성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돼 왔다.

발전수익 일부를 주민이나 어업인에게 돌려주는 방식도 배당, 주민투자, 지역기금 등 여러 형태가 가능해 지역별 여건과 이해관계에 맞는 설계가 필요하다.

KMI는 이번 제주 조사와 주민 의견을 토대로 해상풍력과 어업·낚시가 같은 해양공간에서 공존할 수 있는 정책과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수산자원과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하고, 어업·낚시 이용범위와 안전관리, 지역 이익공유 방안을 함께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관건은 현장조사가 구체적인 제도 설계로 연결되는지다. 특히 발전시설 주변 수산자원 변화와 어업 활동에 대한 장기 자료를 확보하고 주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이익공유 기준을 마련해야 해상풍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조정희 KMI 원장은 "해상풍력의 지속가능한 확대를 위해서는 어업·낚시 등 주변 해역의 이용 실태를 면밀히 살피고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상풍력과 수산업, 지역사회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정책 수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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