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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도 L당 26원 더 비쌌다… 제주 휘발유 '30원 격차' 어디서 붙나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이어 두 번째… L당 1890.70원
셀프도 전국 평균보다 26.36원 비싸
경유도 L당 25.05원 높은 수준
7월 담합 적발·과징금 20억5000만원
물류·유통마진 현재 구조 재검증 필요

30일 제주시내 한 셀프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9일 제주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90.7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9.92원 높아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쌌다. 셀프주유소끼리 비교해도 제주는 전국 평균보다 L당 26.36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정용복 기자
30일 제주시내 한 셀프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9일 제주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90.7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9.92원 높아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쌌다. 셀프주유소끼리 비교해도 제주는 전국 평균보다 L당 26.36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휘발유가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싼 가운데 셀프주유소끼리 비교해도 전국 평균보다 L당 26원 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9일 제주지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90.70원이다. 전국 평균 1860.78원보다 29.92원 높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보다 휘발유가 비싼 곳은 서울뿐이다. 서울은 L당 1907.32원이었고 강원 1872.52원, 충북 1868.18원, 충남 1867.42원 순이었다.

경유도 비슷했다. 제주 자동차용 경유 평균가격은 L당 1869.83원으로 전국 평균 1844.78원보다 25.05원 높았다. 서울 1887.46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오피넷의 지역 평균은 개별 주유소 판매가격을 합산해 해당 지역 주유소 수로 나눈 산술평균이다. 카드단말기 자동보고와 사업자 직접보고 등을 통해 가격을 수집하고 매일 새벽 전날 평균가격을 공개한다. 특정 고가 주유소 몇 곳의 가격을 단순 비교한 수치가 아니라 지역 주유시장 전체의 가격 수준을 보는 지표다.

주유 방식에 따른 차이를 제거해도 제주 가격은 높았다. 지난 29일 제주 셀프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872.18원이었다. 전국 셀프주유소 평균 1845.82원보다 26.36원 비쌌다.

직원이 주유하는 비셀프주유소도 제주는 L당 1906.49원으로 전국 평균 1884.49원보다 22원 높았다.

셀프주유소는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기 때문에 일반 주유소보다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운영 형태를 같게 놓고 비교해도 제주가 L당 26원 이상 높은 만큼 직원 주유 여부만으로 지역 가격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현재 29.92원의 차이를 곧바로 제주지역 유통마진이나 불공정행위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제주는 육지에서 석유제품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해상운송과 저장·하역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제주도가 2022년 사단법인 E컨슈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의뢰한 '제주지역 석유제품 가격 및 유통조사'에서도 당시 유류 수송비용이 육지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사 과정에서 정유사는 L당 약 10원, 주유소는 20~30원가량의 추가 수송비용이 발생한다는 응답이 제시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이 공개한 29일 전국 지역별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 제주지역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890.70원으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전국 평균 1860.78원보다 29.92원 비쌌다. 자동차용 경유도 제주가 L당 1869.83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5.05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한국석유공사 오피넷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이 공개한 29일 전국 지역별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 제주지역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890.70원으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전국 평균 1860.78원보다 29.92원 비쌌다. 자동차용 경유도 제주가 L당 1869.83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5.05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같은 조사에서 물류비와 별개의 문제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육지에서는 여러 대리점과 현물시장을 통한 가격경쟁이 이뤄지는 반면 제주에서는 소수 대리점과 주유소 사이의 수직계열화가 강하고 현물거래가 사실상 없어 경쟁요인이 약하다고 분석했다.

더 주목할 대목은 이 조사 이후 실제 가격담합이 있었던 사실이 최근 공정위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지난 7월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와 제주시농업협동조합, 서귀포농업협동조합의 경질유 판매가격 결정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모두 20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제주주유소협회는 2022년 9월19일부터 2024년 7월10일까지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으로부터 다음날 휘발유·경유·등유 판매가격을 미리 받아 이를 기준가격으로 정한 뒤 회원 주유소에 알리고 준수를 요구했다.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도 가격 인상·유지 과정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격 차이를 구성하는 비용을 다시 쪼개 확인하는 작업이다.

2022년 조사에서 제시된 해상운송비 추정치가 현재도 유효한지, 정유사에서 제주지역 대리점으로 넘어오는 공급가격과 저장·하역비가 육지와 얼마나 다른지부터 따져야 한다.

대리점 공급마진과 주유소 소매마진,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 가격 차이, 정유사별 공급가격까지 분리하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L당 30원 안팎의 가격 차이가 물류비에서 발생하는지 유통단계에서 붙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과거 제주도 조사에서 유통구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후 실제 가격담합까지 적발된 만큼 현재 시장의 경쟁구조가 당시보다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도 유류가격을 주요 물가관리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도는 지난 3월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도내 주유소 최저·최고 판매가격을 하루 두 차례 공개하고 가격담합 신고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가격정보 공개를 통해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를 선택하도록 하고 주유소 간 가격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8월 말에도 제주 휘발유와 경유가 나란히 서울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가격정보 공개와 시장감시만으로 구조적인 지역 가격 차이를 줄일 수 있는지도 과제로 남았다. 결국 제주 기름값의 핵심은 '섬이라 비싸다'거나 '유통구조 탓이다'라는 한 가지 설명으로 결론 내리는 데 있지 않다.

현재 L당 30원 안팎의 추가 부담 가운데 해상운송·저장비가 얼마인지, 대리점과 주유소 단계에서 얼마가 붙는지를 최신 자료로 다시 공개해야 원인을 가려낼 수 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제주 기름값의 가격구조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실질적인 가격경쟁의 출발점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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