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늘렸다는데 개별 주담대는 여전히 오픈런"..5대銀 가계대출 목표치 60% 증가 예상
연간 증가율 목표치 4.34조→6.98조
집단대출 위주 예외 확대
개별 주담대·신용대출은 빠듯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완화에도 주요 시중은행이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대출 여력은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다. 집단대출에는 총량 예외를 적용해 공급을 크게 늘렸지만 개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아 실수요자들의 대출 '오픈런'도 이어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는 60% 수준으로 확대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잠정 배분한 총량 목표치는 세부적으로 추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가계대출 잔액은 연간 약 4조3400억원만 늘릴 수 있었으나 60%로 확대되면 약 6조9800억원까지 가능하게 된다. 5대 은행 합산 목표치가 약 2조6400억원 증가한 셈이다. 총량 관리 실적을 산정할 때는 집단대출 등 일부 항목이 제외된다.
금융당국이 지난 13일 은행권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한 데 따른 조치다. 은행별 증가율은 작년 말 0.6∼0.7% 수준에서 1.0∼1.1%로 0.3∼0.4%p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앞서 기존 목표치를 초과한 일부 은행은 페널티를 받아 상대적으로 작은 추가 목표치를 배정받았다고 알려졌다.
다만 그간 누적된 가계대출 증가액을 고려했을 때 은행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추가 여력은 제한적이다. 지난 27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책성 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651조6377억원으로 지난해 말(644조9700억원)보다 6조6677억원 증가했다. 새로 설정된 증가 목표치(6조9800억원)과 비교하면 남은 한도는 약 3123억원에 불과하다.
총량 관리 실적에서 집단대출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하더라도 개별 주담대나 신용대출에 배정할 수 있는 자금은 크지 않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또 이번 규제 완화의 혜택이 집단대출에 집중되면서 일반 가계대출의 추가 여력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당국은 은행권과 새로운 목표치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8월 이후의 집단대출 순증액을 은행별로 할당된 총량 기준에서 100% 제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8월 이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순증액의 70%, 10월부터 시행되는 청년 특례전세대출 보증을 통한 전세대출 순증액의 일정 비율 등도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은행들은 대규모 입주단지의 잔금대출을 중심으로 공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주 5대 시중은행이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한도를 기존 50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반면 기존 주택을 매매하거나 마이너스통장·일반 신용대출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기존의 엄격한 관리 기준이 유지되면서 대출 유형에 따른 형평성 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가 원하는 시점에 대출받지 못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가계대출 증가세도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담대가 주도했다. 지난 27일 기준 정책성 대출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4377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458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617조9411억원에서 620조4172억원으로 2조4761억원 늘었다. 특히 집단대출은 149조2951억원으로 1조525억원 증가해 지난 2024년 9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7533억원에서 109조7315억원으로 218억원 줄었다. 주식 투자 목적의 대출 수요가 둔화한 데다 은행들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보수적으로 운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