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기술수출이 끝 아니다… K바이오 미래는 '후기 임상' 성공에 달렸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술수출은 후보물질 경쟁력
신약개발 성공 의미하지않아
후기 임상 성공 사례 누적돼야
글로벌 신약 개발 국가로 인정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수출이라는 '중간 성적표'를 넘어 이제는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 때가 됐다. 글로벌 제약사에 후보물질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신약 개발의 성공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시선은 계약서에 적힌 숫자가 아니라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을 통과해 실제 의약품으로 탄생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약 성공의 승부처는 임상 2상과 3상이다.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한 후보물질은 2상부터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약효를 입증해야 한다. 3상에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 검증받는다.

이 과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확인되면 수년간의 연구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기술수출 계약의 경제적 가치 역시 후기 임상 결과와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대형 계약의 총액에는 계약금뿐 아니라 임상 단계 진전과 허가, 상업화 등에 따라 지급되는 마일스톤이 포함된다. 계약 규모가 아무리 커도 임상에서 개발이 중단되면 실제 기업에 유입되는 금액과 사업적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후기 임상 파이프라인은 K바이오의 다음 경쟁력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의 임상 2상 이상 자체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은 한미약품이 13건으로 가장 많고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각각 7건, GC녹십자 5건, 종근당 3건으로 뒤를 잇는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와 HM15275 등 비만·대사질환 후보물질을, 유한양행은 렉라자 이후를 이을 항암·알레르기·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을 앞세우고 있다. 대웅제약과 GC녹십자, 종근당도 각자의 주력 분야에서 후기 임상 후보물질을 확대하고 있다.

이제 K바이오가 증명해야 할 것은 '얼마나 비싸게 기술을 팔았느냐'가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얼마나 많은 후보물질이 살아남고, 2상에서 3상으로 넘어가 허가와 상업화까지 도달하느냐다.

기술수출이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계라면 후기 임상 성공은 그 가능성을 숫자와 매출로 증명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은 국내 신약 후보물질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긍정 신호이고, 최종 평가는 임상과 상업화 성과로 이뤄질 것"이라며 "후기 임상 성공 사례가 누적돼야 K바이오가 일회성 기술수출을 넘어 글로벌 신약 개발국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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