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신약 경쟁력 입증… 기술수출, 역대 최대 또 넘본다
美FDA 패스트트랙 잇단 지정
신약 후보물질·임상개발 성과
8월까지 기술수출 17조 육박
"2030년까지 3~4년 골든타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기술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도 대형 계약이 잇따르면서 '20조원대'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패스트트랙 지정 사례까지 늘면서 국내 기업들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글로벌 임상개발 단계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성사시킨 기술이전 가운데 공개된 8건의 계약 규모는 약 13조3803억원이다.
여기에 최근 한미약품이 제넨텍과 체결한 약 3조2000억원 규모 계약을 더하면 공개된 기술수출 규모만 단순 합산해도 약 16조6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간 기술수출 규모가 약 23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만큼 하반기 추가 대형 계약이 성사될 경우 사상 최대 기록에 다시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는 아리바이오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이 중국 푸싱제약에 최대 47억달러 규모로 기술이전된 것을 비롯해 한미약품의 비만·대사질환 및 희귀질환 후보물질, 큐라클·맵틱스의 망막질환 이중항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거래가 이어졌다.
기술수출 대상도 특정 분야에 머물지 않고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비만·대사질환, 항암제, 희귀질환, 망막질환 등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폭넓게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라이선스인이 활발해진 것은 오는 2030년 전후로 대형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집중되면서 빅파마들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며 "국내 기술의 경쟁력도 분명히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상당히 커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금부터 2030년까지를 K바이오가 글로벌 기술수출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봤다. 그는 "중국은 임상에서 개념입증(PoC)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기술이전하는 사례가 많은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임상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FDA 패스트트랙 지정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셀트리온의 자체 개발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3종이 모두 패스트트랙에 지정됐고, 리가켐바이오의 파트너사 소티오가 개발하는 SOT106과 지아이이노베이션의 GI-101A도 최근 지정받았다.
패스트트랙은 중대한 질환을 대상으로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신약의 개발과 심사를 촉진하는 제도다.
기술수출과 직접적 연관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기업의 후보물질이 글로벌 임상 단계로 진입하고 미국 규제기관과 개발전략을 협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기술수출 규모 자체를 산업 경쟁력의 최종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계약의 상당 부분이 임상·허가·상업화에 따라 지급되는 마일스톤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술수출된 후보물질이 후기 임상을 통과하고 실제 의약품으로 출시돼야 계약의 경제적 가치가 현실화된다.
이 부회장은 "우리가 역대 최대 기술수출을 했다는 데만 방점을 찍을 것이 아니라 중국 등 경쟁국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함께 봐야 한다"며 "임상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자 임상 등을 포함해 임상 진입의 허들을 낮추고, 이에 맞는 펀드와 정부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30년까지 남은 3~4년이 중요한 시기"라며 "이 기회를 활용해 기술이전을 늘리고 SK바이오팜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마케팅하는 기업까지 등장하면서 기술개발부터 임상, 상업화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선순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