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성과급, 지역 소비 1조7000억 키운다
고노출지역 소비, 비노출지역 대비 최대 3.7%↑
금액 환산 시 올해 연말까지 1조7000억 증가
내년 경제성장률 0.06~0.09%p 띄울 것으로 추정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이후 이천·화성·청주 등 반도체 수혜지역에서 늘어난 누적 소비가 올해 연말이면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성과급 규모가 한층 확대될 경우 반도체 호황이 소비 및 고용 경로를 거쳐 경제성장률을 최대 0.09%p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도체 고노출 지역 소비↑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 지역 미시데이터로 살펴본 파급효과'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지급 이후인 지난해 1월부터 따졌을 때 올해 6월 기준 이천·화성·청주 등 반도체 고노출 지역의 월별 소비는 비노출 지역 대비 최대 3.7%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올해 6월까지 누적 소비 증가액이 약 1조1000억원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말엔 그 수치가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계산됐다. 연평균 증가액(8000억원) 기준 이는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액(41조3000억원)의 2% 수준이다.
세후 성과급 대비 소비 증가액으로 측정한 소비파급률은 지난해 27%, 올해 21%로 나타났다. 1년 새 6%p가량 낮아지긴 했으나 지난해 지급됐던 소비쿠폰 효과 추정범위(16.1~39.8%) 내에 포함되는 수준이다.
이재호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성과급은 소비쿠폰과 달리 사용기한이나 사용처 제약이 없어 소비를 유도하는 유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국내총생산(GDP) 제고 효과도 지난해와 올해 기준 각각 0.01%, 0.03%로 나왔다. 아직 우리경제 전체 성장률을 눈에 띄게 높이는 규모는 아니지만, 이 차장은 내년 본격화될 대규모 성과급 지급에 앞서 '기업실적→ 임금→ 소비'로 이어지는 파급경로가 실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내년의 경우 성과급이 올해보다 약 5배 확대되는 것으로 가정하면 반도체 호황이 없었을 때보다 GDP가 약 0.08~0.12% 커지는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률을 0.06~0.09%p 띄우는 셈이다. 이 수치는 지난 27일 있었던 수정 경제전망치(올해 3.3%, 내년 2.9%)에 반영됐다.
■소비 증폭시킬 3가지 요인
성과급이 소비를 효과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결정 요인으론 크게 세 가지가 지목됐다. 우선은 '고용 확대 규모'다, 과거 2004년 조선·철강, 2010년 자동차·화학 등 제조업 호황기 당시에도 고용이 소비에 기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장은 "동일 규모 소득 증가라도 고용을 통해 얼마나 더 많은 가계에 분산되는지가 소비 파급에 있어 중요 요소"라고 짚었다.
박창현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팀장도 "메가 프로젝트, 반도체 클로스터 투자 이후 고용도 이뤄진다면 소비가 같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소비로의 유입 확대 정도'다. 증가한 소득이 자산시장보다 실물경제로 흘러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SK하이닉스 공장이 소재해 같이 성과급 지급 영향을 받은 이천시와 청주 흥덕구를 비교했을 때 전자의 소비 증가가 뚜렷했다.
그 차이는 주택 관련 소비의 정도였다. 이천시는 반도체 수혜지역 중에서도 가구·가전, 주방용품, 부동산 중개서비스 등 주택 취득과 연관성이 높은 품목의 소비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추가 소득이 자산시장으로 흡수되는 정도가 낮을수록 소비 파급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은 '소비 품목의 확산 범위'다. 같은 정도의 소비 강도라도 어떤 품목에 지출되는지에 따라 추가 소비로 이어지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반도체 수혜지역 소비 증가를 보면 자동차, 온라인, 백화점 등 고가 재량소비에 편중됐는데 모두 수입유발이 크고 국내 근로소득으로 귀착되는 몫이 상대적으로 작다. 소비→ 소득→ 소비의 선순환 고리가 약한 셈이다.
이 차장은 "앞으로는 소비의 무게중심이 국내 환류 효과가 큰 품목으로 점차 옮겨가면서 반도체 호황의 소비 파급효과가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부문 성과가 여타 산업의 고용·생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재·부품·장비를 아우르는 국내 산업생태계를 강화해 산업 간 연계효과를 제고해야 한다"며 "늘어난 소득이 자산시장보다 소비와 실물경제로 환류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