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에 재건축 현수막"...5층 낡은 아파트에 삼성·현대까지 줄섰다[르포]
상록수아파트, 추진위 동의 접수 한 달 만에 구청 '승인'
역세권·숲세권·학군지...훌륭한 입지에 재건축 박차
일원역 둘러싼 단지들 모두 재건축 추진 중
[파이낸셜뉴스] #지하철 3호선 일원역 5번 출구에서 1분이 채 걸리지 않아 도착한 상록수아파트. 단지 둘레를 둘러싼 건설사 현수막들이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동 사이사이로는 안개 낀 대모산이 보인다. '숲세권' 저층 아파트 특유의 한적함과 쾌적함을 간직한 이 단지가 최고 25층, 1100여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31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상록수아파트에는 10대 건설사 중 8곳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축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지난 28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추진위 승인 고시를 받았는데, 영업일 기준 단 하루 만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이번 승인 고시는 지난 7월 27일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추진위 구성동의서를 받기 시작한 지 약 1개월 만으로 눈에 띄는 속도다. 강남구가 지난 7월 도입한 '재건축 신속화(신화) 프로젝트'가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강남구는 재건축 추진위 승인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0일로 단축해 인허가 절차를 대폭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민들의 재건축 추진 관심도 높다. 동의서 접수 열흘 만에 약 58% 동의를 받아 법적 요건인 50%를 넘겼다. 유승태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구청이 영업일 기준 열흘 만에 승인을 내줬다"며 "상가 소유주들의 의견수렴이 원활하게 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 조합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지는 현재 최고 5층, 740가구 규모에서 최고 25층, 1126가구의 대단지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대모산 고도제한 등에 맞춰 높이는 25층으로 계획됐지만 동수는 22개동에서 12개동으로 줄어들어 단지 내 쾌적함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입지 여건이 최대 강점으로, 지하철 3호선 일원역 '초역세권'이자 대모산 인근 '숲세권'을 모두 누릴 수 있다. 강남업무지구(GBD)까지 대중교통으로 20분대, 대치동 학원가까지도 차량·대중교통으로 10∼20분 내 이동이 가능해 교육·직주근접 여건이 뛰어나다. 대형 의료시설인 삼성서울병원도 인접해 있다.
다만 재건축 사업의 최대 변수로는 단지 내 상가가 꼽힌다. 198개에 달하는 상가의 소유주들은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가 대표가 없다"며 "통일된 의견이 나와야 아파트 소유주들과의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원동 일대에는 상록수아파트뿐만 아니라 △일원가람 △목련타운 △샘터마을 △푸른마을 △청솔빌리지 △한솔마을 등 일원역을 둘러싼 다수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대로변에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구청과 지역 정치인들의 정비사업 관련 현수막이 가득했다.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동네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저층 아파트인 만큼 사업성도 양호한데 강남구가 부스터를 달아준다고 하니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